성적 매력의 본질은 무엇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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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전문으로 촬영하는 어떤 사진작가는 절벽 위의 꽃이 꽃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고 주장한다.

흐드러지게 아름답게 꽃피어야만 벌이나 나비와 같은 곤충을 그 높은 절벽에까지 불러올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후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수컷 동물이 늠름하고 아름다운 까닭도 그와 관련이 있다.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자손을 남기기 위해서 암컷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름다워진다.

겉으로 보아서 암수를 구분할 수 없는 몇몇 새와 물고기의 경우도 짝짓기 철이 되었을 때에는 암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경쟁한다.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 잘 생기고 지혜로운 수컷이 경쟁에서 우위 차지

물개나 사슴처럼 우두머리 수컷이 암컷 전부를 독차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두머리 수컷의 힘과 강압에 암컷이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암컷들이 강하고 잘생기고 지혜로운 우두머리 수컷하고만 교배하려고 한다. 그게 수컷이 멋진 이유다.

사람도 그 점에서는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다. 고도의 문화를 발전시켜왔지만 모계사회나 부계사회 공히 야한 유전자가 여성에게 섹스어필했다.

여성이 억압받는 때에도 남성이 경쟁적으로 돈이나 권력과 같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 그래서다. 여성으로부터 선택받기 위해서 돈을 벌고 권력을 추구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여성들이 성생활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 시작한 오늘날에는 그 정도가 심해서 오히려 남성이 약자가 되고 있다. 남성의 성 능력 개선 노력은 눈물겹다.

◇ 여성의 성자극, 어디가 포인트인가

어떻게 하면 삽입하여 사정하기까지의 시간을 연장하느냐, 여성을 오르가슴에 이르도록 하기 위해 골몰한다. 귀두의 감각을 둔화시키기 위한 노력, 약물 복용, 여성의 오르가슴 포인트 자극법 등 비책이 인터넷에 떠돌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본질적 문제의 해결은 아니다. 여성의 성 자극에 예민한 곳은 음핵과 유두와 질 입구 등이지만 여성이 그것 때문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흥분이 될만한 곳은 그 외에도 많다.

입술과 혀와 귓불과 음순, 심지어는 척추 뼈의 자극으로도 오르가슴에 가까운 흥분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성기를 단련시키고, 성기의 감각을 둔화시켜(자신의 성감을 희생하는 셈이다) 여성의 오르가슴을 유도하는 것은 그럴 듯하지만 허점도 지닌다.

물론 여성이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성적 만족감을 얻지 못해 외도를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이 여성의 마음을 움직인 근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로맨틱한 사랑의 감정은 성기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런 정도의 만족감은 성인용품 숍에서 구할 수 있는 성기구나, 자위행위로 해소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문화적, 사회적 존재로서의 만족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로맨틱한 감정은 성기 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온다 하더라도 일시적이다. 그 남성에게서 우러나는 교양과 스포츠, 사회적 지위, 장래의 가능성, 외모 등을 보고 여성의 마음이 흔들린다.

성기 사이즈와 섹스 시간만이 매력 포인트가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성 능력에 대한정보 없이 결혼이 가능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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