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3년 뒤 중국·미국 이어 세계 3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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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DHL코리아는 1750억원을 투입해 지난 9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 특송 상품을 전문적으로 분류하는 게이트웨이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시간당 8100개인 상품 처리량은 2만1000개까지 늘어난다. 사진은 라트비아 공항의 DHL 수송기. [연합뉴스]

DHL코리아는 1750억원을 투입해 지난 9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 특송 상품을 전문적으로 분류하는 게이트웨이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시간당 8100개인 상품 처리량은 2만1000개까지 늘어난다. 사진은 라트비아 공항의 DHL 수송기. [연합뉴스]

“내년 영하 80도로 운반해야 하는 100억 회 분의 코로나19 백신 운송에 사활을 걸었죠.”

DHL코리아 한병구 대표 인터뷰 #코로나 이후 한국제품 구매 급증 #해외로 운송물량 올해는 두 배로 #“내년 코로나 백신 운송에 사활”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DHL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한 한병구(63) DHL코리아 대표의 얘기다. 국제특송 서비스로 잘 알려진 DH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코로나19 팬더믹(세계적 유행)으로 전 세계가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사람의 이동은 확 줄어든 반면, 필요한 물건의 배송 요청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자체 항공기를 이용해 220여 개국의 물류망을 확보한 DHL엔 배송 요청이 쇄도했다. 한 대표는 DHL코리아의 첫 번째 한국인 대표로,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DHL코리아는 자체 개발한 콜드체인 운송 솔루션의 덕을 톡톡히 봤다. 한 대표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2012년 시작한 의약품 전문 배송 서비스인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빛을 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기준 DHL코리아를 통해 해외로 나간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만 310t 규모로 7500만 명을 진단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말했다.

한병구 대표

한병구 대표

코로나19 백신 운송에 대비하고 있나.
“코로나19 백신 사용 허가가 나오더라도 100억 회 분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 백신을 전 세계 곳곳에 신속하게 보내기 위한 의료 공급망 구축이 물류 기업의 지상 과제다. 기존 백신 유통은 영하 2도에서 영하 8도를 유지하는데 코로나19 백신은 운반과 보관 과정에서 효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보다 엄격한 온도 조건(최대 영하 80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운송 물량은 얼마나 되나.
“올해 DHL코리아의 의약품과 진단키트 해외 운송 물량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DHL은 1977년 국제특송업계 최초로 국내에 진출했다. 주로 급한 업무상 서류나 의약품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물품을 운반하는 데 주력했다. 2016년까지 DHL코리아의 매출 100%는 기업 간 서류나 물품을 주고받는 B2B 특송 서비스에서 발생했다. 회사가 아닌 개인 고객에게 물품을 보내는 일은 드물었다. 그러다가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가 발달하면서 국제특송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커머스 판매자와 소비자가 국제특송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다.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지난해 44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DHL코리아는 올해 5600억원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관련 배송이 얼마나 늘었나.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는 해외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DHL을 통해 해외로 운송되는 이커머스 물량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30%씩 성장하다가, 올해는 9월 기준 전년 대비 200%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해 2023년까지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커머스 시장이 될 것이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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