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숨진 70대와 같은 날 독감 백신 맞은 99명 '이상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한 시민이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는 무관함. 뉴스1

20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 한 시민이 독감 백신을 맞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는 무관함. 뉴스1

전북 고창에서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이튿날 숨진 70대 여성과 같은 날, 같은 동네 의원에서 백신을 맞은 나머지 주민 9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창군보건소 "모두 이상 반응 없어" #질병청, 백신 접종 중단 지시 없어 #보건당국, 진료기록 확보…부검 의뢰 #"과거 병력 등 분석, 사망 원인 판단"

 고창군보건소는 21일 "어제(20일) 사망한 A씨(78)가 19일 방문한 민간 의료기관에서 같은 종류의 백신을 접종한 99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이상 반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백신을 맞은 이들은 대부분 고창 지역 주민으로 지난 19일 시작된 무료 예방접종 대상인 만 70세 이상이다.

 고창군보건소 측은 해당 의원에서 백신을 맞은 주민들의 인적사항이 담긴 예진표를 확보해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상 유무를 파악했다. 99명 중 전화를 받지 않은 2명은 보건소 직원이 직접 거주지를 찾아가 조사했다.

 다만 A씨가 숨진 20일에 해당 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100명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 보건소 측은 "질병관리청에서 A씨와 같은 날(19일) 백신을 맞은 사람들만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현재까지 질병관리청에서 백신 접종을 중단하라는 지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창 지역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약 2만8000명이고, 예방접종을 하는 민간의료기관은 30곳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일 오전 7시쯤 상하면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마을 부녀회장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19일 오전 9시쯤 고창군 한 의원에서 독감 예방 백신을 맞았다. 해당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에서 만든 보령플루VIII테트라백신주(제조번호 A14720016)로 확인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 백신이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백신은 아니다.

 A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았던 것으로 조사됐으나 건강에 큰 이상은 없었다는 게 이웃들의 말이다. 일각에서는 "A씨가 고혈압·당뇨 외에 다른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고창군보건소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맡겼다.

 최현숙 고창군보건소장은 "전북도 역학조사관이 A씨가 다니던 병원 2곳에서 과거 병력이 담긴 진료기록 사본을 확보해 질병관리청에 보냈다"며 "질병청이 부검 결과와 과거에 앓았던 질환 등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A씨 사망이 예방접종 때문인지, 기저질환 때문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고창=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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