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비대위 "단체행동 유보한다"…내일 진료복귀 수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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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6일 단체행동을 중단한다고 공식 확인했다.

박지현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통해 “법정단체인 의협(대한의사협회)이 정부 및 국회와 날치기 서명함으로써 명분이 희미해졌다”며 “지금의 단체행동은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사실상 단체행동 중단을 확인한 셈이다.

대전협 비대위가 업무 복귀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의료계 안팎에서는 7일 오전 전공의들이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21일 시작된 전공의들의 무기한 집단휴진도 종료될 전망이다.

의협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보건복지부와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등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는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대전협은 의협과 정부여당의 합의문에 정책 철회가 들어가 있지 않다며 반발했고, 박 위원장은 단체행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협 비대위는 주말 사이 전임의·의대생 등과 젊은의사 비대위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 중단과 의사 국가고시 응시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의협과 정부의 합의에 따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되 비상사태를 유지해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감시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을 상정했고, 참석 대의원 197명 중 126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자는 박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복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료계의 관측이 나왔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고 밝히면서 “내부에서 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필패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합의가 지켜지게끔 감시하고 견제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동안의 단체행동이 의미있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원점 재논의를 명문화했다”며 “만족스럽지 않지만 젊은 의사들이 결집해 언제든 의료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단체행동을 유보하더라도 분노와 참담함을 새기고 근본적 문제를 혁파해야 한다”며 “우리의 개혁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이번 결정에 반발하는 데대해서는 "의대생들의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가 제시한 로드맵과 지침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대표들에게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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