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에 직언한 '시무7조' 靑청원…공개 전환 하루만에 20만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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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해당 청원글이 20만을 돌파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해당 청원글이 20만을 돌파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진인(塵人) 조은산의 시무7조 상소문’ 청원이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된 지 하루만인 28일 오전 9시 16분 기준 20만명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時務)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날까지 4만6000여 명이 해당 글에 동의했지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노출되지 않아 '청와대가 불편한 글을 의도적으로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주목을 받았다.

청원인은 옛 상소문의 형태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금, 인사 등 정책을 비판했다. 시무7조에는 ▶1조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2조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3조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4조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5조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6조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7조 스스로 먼저 일신(一新)하시옵소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상소문 4탄'에 들어가면 '사전동의 100명 이상 요건을 충족했지만 청원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된 청원이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게시된 '상소문 4탄'에 들어가면 '사전동의 100명 이상 요건을 충족했지만 청원요건에 위배되어 관리자에 의해 비공개된 청원이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해당 글의 비공개 처리를 두고 “명예훼손 성격의 청원이나 중복청원 등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돼 작년부터 10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은 글만 내부 검토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며 “이번 청원 역시 현재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의 검토 끝에 해당 글은 공개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진인 조은산’의 정체도 밝혀졌다. 그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인천에 거주하면서 두 자녀를 키우는 30대 가장”이라며 “글과 관련된 일은 하지 않는 박봉의 월급쟁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과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응원했다고 밝혔으며 현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이어 “제가 가진 얕은 지식으로 현시대를 보고 문제점을 느꼈고 그 부분을 얘기했을 뿐”이라며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게 제 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해당 청원에 20만명이 넘게 동의하면서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하게 됐다. 청와대는 30일 이내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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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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