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지방이 포화지방보다 더 나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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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튀긴 음식과 쿠키, 과자 등에 많이 들어있는 전이(轉移)지방이 육류, 버터, 일부 낙농식품에 함유된 포화지방보다 혈관기능과 혈중 콜레스테롤에 더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네덜란드 바게닝겐대학의 니콜레 데 로스 박사는 미국심장학회(AHA) 학술지인 '동맥경화- 혈전-혈관생물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전이지방이 포화지방보다 더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이 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했다.

데 로스 박사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건강한 사람 29명에게 첫 4주동안은 전체칼로리중 9.2%가 전이지방인 식사를 하게 하고 뒤이어 또다른 4주동안은 같은 정도의 포화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하게한 다음 실험전후에 혈관기능을 검사했다.

혈관기능검사에서는 혈액의 흐름에 따라 혈관이 얼마나 적절하게 확장하는지를 측정했다.

그 결과 전이지방이 포화지방에 비해 혈관확장 기능을 29% 떨어뜨리고 양성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을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데 로스 박사는 밝혔다.

데 로스 박사는 이 결과는 전이지방이 포화지방보다 심장병 위험을 더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도넛, 과자, 쿠키 등을 생산하는 식품회사는 전이지방이 어느정도 들어있다는 사실을 포장에 명시해야 할 것이며 식당에서는 음식을 튀기는데 사용되는 수소첨가 고형지방보다는 전이지방이 적게 들어있는 액상 야채기름을 써야한다고 데
로스 박사는 말했다.

미국과 네덜란드에서는 전이지방이 전체 칼로리 섭취량의 4-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AHA는 식사에 들어가는 전이지방을 줄이려면 수소첨가 고형지방말고 카놀라유, 올리브유 같은 식물기름으로 음식을 조리할 것을 권하고 있다.

또 전이지방과 포화지방 모두를 함유하고 있는 버터보다는 전이지방이 약간 들어있는 저지방 마가린을, 스틱형 마가린보다는 액상 또는 튜브형 마가린을 사용해야 한다고 AHA는 밝히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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