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 의사들은 `프랑켄슈타인' 비난 커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이탈리아의 의사들이 9일 로마에서 인간 복제 실험을 강행하기로 선언함으로써 전 세계 종교.과학단체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
다.

이탈리아의 인공수정 전문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교수와 미국 켄터키대학 생식의학과 파노스 자보스 교수는 로마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불임부부들이 아이를 가질 수 있도록 인간복제 실험을 실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미 현재 열 쌍의 부부가 복제실험을 신청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74) 이탈리아 밀라노 대주교는 인간은 결코 과학기술을 통해 배양될 수 없다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명심할 것을 촉구했다.

차기 로마 교황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마르티니 대주교는 인간은 선천적으로 존엄성을 지니고 태어났으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침범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못박았
다.

이탈리아 녹색당의 지오바니 비안키 의원은 인간복제를 계획하고 있는 의사들은 떼돈 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프랑켄슈타인 의사'라고 비난했다.

비안키 의원은 이탈리아 하원은 인간복제를 막는 국제조약을 비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유럽위원회 인권.생의학회의는 인간복제를 막는 국제조약을 채택한 바 있으며 43개 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 상원을 포함해 5개국이 이를 비준했다.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스코틀랜드 로슬린연구소의 해리 그리핀 박사는 불완전한 동물 복제 사례에 비춰 인간복제는 무책임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동물 복제의 경우 배아의 2%만 살아남았으며 복제된 동물의 대부분이 임신 말기나 출산 직후에 사망하며 비정상적인 발육상태를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미국 케임브리지 화이트헤드연구소 루돌프 제니시 교수도 지금까지 복제된 다섯 종류의 포유 동물들이 모두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면서 인간 복제를 강행해 이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역시 범죄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호주 시험관수정(IVF) 전문가들도 인간 복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비정상적인 결과를 양산하는 비극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 모내시대학 메디컬센터의 앨런 트룬슨 박사는 안티노리 교수 등이 지난달 인간복제 실험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인간복제는 위험하다면서 안전과 윤리상의 문제를 들어 거절한 바 있다. (로마.멜버른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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