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파티' 갔다 숨진 30대 美남성 "내가 실수했다" 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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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이들이 꽉 들어찬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어느 나이트클럽. 트위터 캡처

젊은 이들이 꽉 들어찬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어느 나이트클럽. 트위터 캡처

"코로나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내가 실수한 것 같다."

미국에서 3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초대를 받고 '코로나19 파티'에 대수롭지 않게 참석했다가 감염돼 이같은 유언을 남기고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젊은 층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밀폐된 장소로 초대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후 실제 전염되는지 확인하는 이른바 '코로나19 파티'가 열려 방역 당국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있는 감리교 병원의 제인 애플비 최고 의료책임자는 이 남성의 사연을 공개하며 "그가 의료진에게 유언을 남길 때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젊고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믿어 바이러스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게 의료진 전언이다.

애플비 책임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나서 친구들을 초대해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있는지 확인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젊은 환자들은 아파 보이지 않더라도 산소 수치를 재보면 보기보다 더 아픈 상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티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는 또 있었다. 지난 2일 CNN방송·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약 110㎞ 떨어진 레이크 엘시노어에 사는 토머스 마시아스(51)는 지난달 동네 근처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렸다.

마시아스는 이 자리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친구가 함께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파티 참석자 누구도 당시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며 이후 마시아스를 포함해 10여명이 감염됐다.

마시아스는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회한의 글을 올렸다. 그는 "내 어리석음 때문에 엄마와 여동생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아주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것(코로나19)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만약 당신이 외출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라"고 당부했다.

마시아스는 이 글을 올린 다음날 오전 어머니에게 전화해 숨 쉴 수 없다고 했고 당일 오후 9시 숨졌다.

미국은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보이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30만4942명, 누적 사망자 수는 13만5205명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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