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에이브럼스 긴급 회동…9월 한·미 연합훈련 개최 여부 결론 못 내

중앙일보

입력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 7일 긴급 회동을 했다.

향후 국방장관 전화 통해 방침 정할 듯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ㆍ미연합사령관이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포럼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8일 국방부에 따르면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전날 오후 2시 국방부를 방문해 정 장관을 만났다. 정부 소식통은 “국방부 장관과 연합사령관은 정례적으로 만나지만 이날 만남은 급히 일정을 잡아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공개 일정에도 에이브럼스 사령관과의 회동은 나오지 않았다.

이 소식통은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도 의제에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협의한 연합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전환) 전환 2단계 평가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말한다.

이 연합훈련 일정은 코로나19 때문에 당초 8월에서 9월로 늦춰졌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급속도로 퍼진 게 문제가 됐다. 미 본토에서 오는 미군이 한국에 입국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전작권 전환 일정에 맞춰 어떤 형식으로든 연합훈련을 열자는 입장이다. 올해 FOC를 열어야만 내년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를 마칠 수 있고 그래야 이르면 2022년 전작권이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래서 연합훈련을 여러 부문을 나눈 뒤 따로 열고 나중에 개별 결과를 종합하자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지하 지휘소에 많은 인원을 모아놓지 않아도 돼 코로나19 감염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미국은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것도 검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7일 회동에서 양측이 솔직한 의견을 나눴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면서 “구체적 방안은 향후 한ㆍ미 국방장관 통화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연합훈련 일정이 잡히더라도 공식 발표를 안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남북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연합훈련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고 조용히 치르겠다는 로키(low-key) 방침 때문이라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