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페마라 전이유방암 치료제 승인

중앙일보

입력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0일 암 치료제 `페마라'를 중증의 전이유방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FDA의 승인으로 페마라는 유방암 치료에 더욱 많이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오랫동안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고 있는 타목시펜과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페마라는 유방암의 특효약은 아니며 타목시펜보다 환자 생존율을 높여준다거나 생명을 연장시켜 준다는 것이 입증된 적도 없다.

그러나 페마라는 중증 유방암을 앓고 있는 폐경기 여성 907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 연구에서 타목시펜보다 종양이 악화되는 것을 3.6개월 정도 늦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마라 사용 환자의 유방암 악화 위험이 타목시펜 사용자보다 30% 낮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효과는 후기 암 환자에게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이 더욱 독성이 강한 화학요법 적용을 미루고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페마라는 세계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사(社)가 생산하는 유방암 치료제로 화학적으로는 레트로졸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까지는 타목시펜 치료가 실패할 경우 대체의약품으로 사용돼 왔다.

FDA는 이 페마라를 전이유방암에 대한 1차 치료제로 승인한 것이다.

페마라와 타목시펜은 모두 유방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작용하는 약품이지만 작용 메커니즘은 완전히 다르다.

타목시펜은 에스트로겐이 암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 종양이 성장하는 것을 늦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술 후 종용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여한다.

그러나 페마라는 아로마테이스 억제제라고 하는 새로운 종류의 암치료제로 에스트로겐이 생성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페마라의 임상실험에 미국인은 100명 밖에 포함되지 않고 나머지는 주로 중국과 러시아 사람들이라는 점을 들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FDA는 이 연구의 전체 의학 기록을 검토하고 러시아를 방문한 뒤 환자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라고 해서 연구결과가 왜곡됐다고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 페마라와 타목시펜은 안면 홍조와 관절, 척추 등에 통증을 유발하는 비슷한 부작용을 보였으며 타목시펜은 이밖에 자궁암과 혈전 생성 위험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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