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文 부동산 비판글, 삭제 안했다···혼자보기로 돌려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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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돌연 삭제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삭제가 아닌 혼자 보기로 돌려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의 잇따른 비판으로 게시물을 삭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29일 페이스북에 추가 글을 올려 해명한 것이다. 조 교수는 “대통령께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충분히 전해졌으니 정부의 대응을 지켜볼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게시물을 비공개 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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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문 대통령 지지자를 자처하며 갑질에 막말하는 분들을 가끔 보지만, 그들이 진정한 지지자인지는 모르겠으나 막말하면 차단하면 되고 비합리적 비난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비판 좀 하면 어떻나”라고 반문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를 수 있고 제 글의 내용을 비판할 수도, 형식을 비판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저는 비판을 하면서 남으로부터 비판을 받지 않겠다는 것은 매우 오만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제가 왜 공개적으로 비판해서 대통령을 어렵게 하느냐는 분들이 있다”며 “일리는 있지만 저는 정치적 문제, 가령 인사나 검찰개혁 등 여야가 팽팽히 갈리는 문제에서는 한 번도 다른 소리를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정책에는 여도 야도 없고 이념도 없어야 한다”며 “오로지 국민의 편의와 이익에 봉사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민주적으로 토론하고 각종 예기치 못한 부작용에 대비해 최선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성공하면 임기 동안 인기를 누리며 높은 지지를 받겠지만 그럴수록 정책적으로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며 “문재인 정부는 위기대응과 남북관계에 있어서 성공적이라고 보지만 애정이 있기에 교육은 포기했어도 부동산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성공했기에 정책적으로 실패했듯이 저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이 꼭 달갑지만은 않다”며 “지지도가 좀 떨어지더라도 정책적으로 성공해 역사적으로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물론 이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열렬히 지지할 분은 그렇게 하라. 그것도 힘이 된다”면서도 “야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 저라도 지지자 중 야당이 되어 정책적으로 쓴소리 하는 사람이 필요하고 또 그걸 비판하는 사람도 필요한 게 민주주의”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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