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한동훈 좌천에 "추미애도 녹취록 나오면 장관 내려놓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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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법무부 감찰받는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검언유착' 의혹, 법무부 감찰받는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검언유착 의혹을 받는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검사장)을 25일 법무연수원으로 전보 발령하고 직접 감찰을 벌이기로 하자 야당에서 “막장 드라마 같은 일”(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창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아 윤석열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지난 4월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의 친분을 들어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했다며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에게 고발당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검사는 제 3자간 대화 속에 언급됐다는 이유로 좌천됐다. 윤미향씨는 사실관계가 확정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자고 강변했던 자들이 한 검사에 대해서는 녹취록에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수사 일선에서 내쫓는다”고 비판했다.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름이 언급되는 녹취록이 나오면 장관직을 내려놓을 건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법무부의 이런 조치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한 검사장은 대검 반부패부장 재직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지휘했는데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웅 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김웅 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김 의원은 “진희가 날뛰는 남송시대도 아니고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쫓겨나는 지금이 과연 현실인지 공포감을 느낀다”며 “TV에서도 사라진 막장 드라마를 찍고 있는 자들에게 경고한다. 드라마와 달리 이 막장 현실은 반드시 직권남용죄로 단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조국 사태 당시였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이 “법무부가 지난 2012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예규를 근거로 검사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왔다. 한동훈 부장이 참여했다”(이철희 당시 의원)며 한 검사장을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블랙리스트를 만든 게 아니라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사람”이라고 반박하는 등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었다.

한 검사장의 이번 전보 조치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흔들어 스스로 물러나게 하거나 식물총장으로 전락시키는 고사작전”(박민식 전 통합당 의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수사 중인데 굳이 감찰한다고 무슨 실익이 있는지 궁금하다. 컴퓨터로 조사 중인데 주판알 튕기는 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총장을 향한 최근 여권의 공격을 두고 “정치권, 청와대, 법무부, 시민단체 등 여권 전체가 돌아가며 집요하게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모양새가 굶주린 하이에나들이 외로운 사자 물어뜯어 죽이는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 같다”고 비유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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