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재신임 주호영 "딜레마 빠진 與, 먼저 손 내밀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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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재신임을 받고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 재신임을 받고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25일 오전 미래통합당의 긴급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본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
주호영 원내대표가 들어서자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주 원내대표의 재신임 추인에 찬성하면 만장일치 박수로 의결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통합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쳤다. 주 원내대표는 “부족한데 재신임을 해줘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지난 24일 사찰 잠행을 끝내고 복귀한 주 원내대표는 연일 ‘강공 모드’다. 전날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혹과 대북외교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장에서도 민주당에 날을 세웠다. 그는 “상임위원장 18개를 다 가져가겠다는 민주당에 제가 겪은 수모를 말로 다하기 어렵다”며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고 작정을 하고, 처음부터 협상 자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또 “지금 민주당과 국회의장실은 혼란 상태에 빠진 듯하다”며 “추경이 시급한데, 국민을 상대로 통합당이 처리를 안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추경을 위해선) 민주당이 남은 12개 상임위를 강제 배정하고 상임위원장을 뽑아야 하는데, 그 결정을 못 하고 딜레마에 빠진 것”이라며 “통합당 없이도 국회 운영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통합당은 절대 몽니를 부릴 생각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이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예측’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통합당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본다”며 “그때까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한다. 우리는 당 외교ㆍ안보특위처럼 원 구성 전이라도 국정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총 뒤 취재진과 만나 “우리 입장은 18개 상임위원장을 서둘러 임명하라는 게 아니다”며 “민주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니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보라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통합당의 '버티기'에 민주당이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 사수를 두고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26일 본회의에서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가 일단 3차 추경안을 처리한 뒤, 통합당 몫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다시 내주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결국 국회를 자기들 마음대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상임위 원 구성 관련 면담을 마친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상임위 원 구성 관련 면담을 마친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 박병석 국회의장실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박 국회의장은 “3차 추경이 이번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원활한 국회 운영을 위해 여야가 진지하게 협의를 해달라”고 당부했고, 주 원내대표는 “원 구성에 있어 국회의장이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18개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 국회의장이 가타부타 말은 없었다”고 했다.

민주당은 26일 본회의를 열어 원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정치적 묘수를 찾다가 꼼수 두는 일이 없길 바란다”며 “(통합당의)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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