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한파에 움츠린 코스피, 3월 악몽 재연 가능성 작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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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호 12면

미 증시 급락 영향으로 코스피가 12일 2.04% 내린 2132.30에 마감했다. [뉴시스]

미 증시 급락 영향으로 코스피가 12일 2.04% 내린 2132.30에 마감했다. [뉴시스]

12일 국내 증시가 급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부정적 경제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우려 등으로 폭락한 미국 증시의 악영향이 컸다. 이달 들어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2200선 회복을 시도하던 코스피는 이날 44.48포인트(2.04%) 내린 2132.30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1포인트(1.45%) 내린 746.0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이 2624억원, 기관이 279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550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Fed 부정적 전망, 코로나 확산 우려 #다우 6.9%, 코스피 2.04% 급락 #“조정 가능성 있지만 유동성 풍부” #미 하원은 4차 경기 부양책 시사

간밤 뉴욕 증시는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1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다우지수는 6.9%,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89% 떨어졌다. 1만선을 뚫으며 강세를 보였던 나스닥도 5.27% 주저앉았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연준이 반 년 만에 내놓은 경제 전망은 경기 회복에 대한 주식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6.5%로 하향 조정하고, 현재 13% 수준인 실업률이 내후년이 돼도 5.5% 정도까지만 회복될 거로 봤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발목을 잡았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팬데믹 이래 가장 많은 확진자 수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월 이래 가장 많은 입원자 수를 발표했다. 미 전체로 보면 확진자는 200만 명이 넘고, 매일 평균 2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연준의 전망이 종종 틀렸고 내가 경제를 더 잘 예측한다”며 “하반기와 내년 미국 경제는 매우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하원은 개인당 1200달러 수준의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 정책을 논의하는 등 4차 경기 부양책 시행을 시사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현재의 실물경제 상황 대비 과하게 오른 측면이 있지만 지난 3월과 같은 급락장이 연출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팬데믹 우려로 주가 상단은 당분간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시행할 추가 경기 부양책, 저금리 기조 유지 등을 감안하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각국이 실시한 통화·재정정책은 유례없는 수준이고, 증시안정펀드도 대기하고 있는 등 아직도 유동성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일부 종목은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원화가치는 달러당 1200원대로 복귀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7.4원 내린(환율은 오름) 달러당 1,203.8원에 거래를 마쳤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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