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판매망 지키기 안간힘…전국 대리점에 557억원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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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뉴시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뉴시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의 판매 대리점에 총 557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고 8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 대리점 760여 곳과 현대모비스 부품판매 대리점 1100여 곳이다.

우선 4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대리점이 운영이나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때 이자를 지원한다. 현대모비스가 2016년부터 운용 중인 상생기금 200억원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00억원씩을 내놓는다. 필요할 경우 추가 펀드 조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121억원의 임차 지원금도 지급해 대리점이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임차료 부담도 경감해 준다. 임차 지원금은 대리점별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되며, 현대·기아차 전 대리점에 제공된다. 이밖에 대리점 노후 시설 개선에도 36억원을 투입한다.

이번에 지원하는 557억원은 지난해 327억원보다 70% 증가한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이와는 별도로 700억원 상당의 판매 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상생펀드 400억, 임차료 121억원 등 

현대차그룹은 대리점 차원에서 비즈니스·인문학·자동차 신기술 등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용하고 있다. 또 대리점과의 공정한 거래 관행을 정착하기 위해 ‘자동차 판매 및 자동차 부품 업종 표준대리점 거래계약서’ 도입도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대리점협의회와 논의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의 올해 5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여기에 국내 판매마저 침체하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선 대리점은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까지 겹치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 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일선 대리점에 필요한 실질적 방안에 중점을 뒀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현대차그룹과 같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판매망과 공급망을 지켜내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에 1조원대 자금 긴급 지원 ▶현대·기아차 서비스 협력사에 22억원의 가맹비 지원 ▶현대모비스 부품판매 대리점에 4월 한 달간 부품 공급가격 5% 인하 및 어음 만기 최대 3개월 연장 ▶IT(정보기술) 협력사가 원하는 장소에서 개발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비대면 IT 개발 플랫폼’ 구축 등 지원책을 시행해 왔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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