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형 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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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농산물이란?

유전자변형농산물은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분리하거나 결합해 자연교잡에서는 육성되지 않는 의도한 특성(제초제 저항성, 내병성, 내충성 및 품질의 특성 등)을 갖도록 한 농산물을 말한다.
이 유전자변형농산물을 개발하게 된 목적은 농산물의 내병성, 내충성을 강화해 생산성을 향상시켜 식량증산을 가져오고, 저장성, 가공성 개량, 영양성, 기능성 및 품질 향상을 꾀하고 특정성분에 의한 부작용 감소와 생산자의 노력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인 면에서 출발하고 있다.

유전자변형농산물의 문제점

이렇게 인류최대의 문제인 식량난과 노동력 절감이라는 취지에서 출발한 유전자변형농산물이 왜 문제가 되고 있을까?

  • 유전자변형농산물에는 인간이 기존에 섭취하지 못하던 부분이 도입되므로 인체가 섭취하는 음식물의 기본 성질이 변화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안전성이 검토되지 않았고, 역시 환경에 노출되어 있을 경우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도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 곡물에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변형농산물을 경작할 시 안심하고 더 많은 제초제를 사용할 우려가 있어 결과적으로 이는 제초제의 사용량 증가를 초래할 수 있으며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유기농업 및 기존 농업방식을 회피해 이들 농업의 영역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 특정 식품에 알러지가 있거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이 부주의하게 섭취했을 경우 부작용 발생의 우려도 있다.

  • 새로운 구조의 식품은 새로운 항원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유전공학은 예기치 않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식품에 새로운 강한 독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알 수 없는 알러지성질을 생성시킬 수 있다. 일례로 일본의 쇼와덴코사가 유전공학으로 생산한 치즈 응집효소인 트립토판은 독성이 강해 이를 수입한 미국에서 37명이 사망하고 1,500명 이상이 영구적인 신체상의 해를 입은 사고가 발생해 사용이 중지된 사례가 있다.

  • 교차수분(交叉授粉) 및 생태계 교란으로 인한 환경피해의 우려가 있다. 곤충, 조류, 바람에 의해 오염된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종자가 인근지역으로 옮겨졌을 때 야생식물간 교차오염을 초래하게 되고 생태계를 교란 시킬 우려가 있다.

  • 항생제 내성이 있는 박테리아를 사용한 유전자변형 농산물은 다른 박테리아에 이 성질이 전이될 수 있다. 항생제 내성 작물이 성장기간 동안 일정한 해충치사량을 유지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해충 역시 이에 대한 방어기전으로 내성을 획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유전자 변형농산물 대응책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변형농산물에 대한 표시제도가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된장과 고추장.두부.두유 등 일부 다소비 가공식품도 이르면 내년 7월부터 표시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시판 중인 콩과 두부에 유전자 변형성분이 발견됐다는 보도 이후 국민건강을 걱정하는 여론에 밀려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것.

농림부는 지난달 ´유전자변형농산물 표시요령´ 을 확정하고 콩.콩나물.옥수수에 대해 내년 3월부터, 감자는 2002년 3월부터 표시제를 시행키로 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도 ´유전자 재조합 식품 등의 표시기준 제정(안) ´ 을 입안 예고하고 소비자단체와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7월 고시절차를 거쳐 내년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농림부는 ´유전자변형´ 이란 용어를 쓰는데 비해 식의약청은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유전자재조합´ 으로 표현, 정부안에서도 유전자변형 농산물.식품에 대한 입장조율이 제대로 안된 상황.

또 유전자 변형성분에 대한 공인된 검사가 없어 표시제 시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토마토나 감자가공품.콩기름.간장 같은 다소비 상품이 많이 빠져 있어서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소비자단체의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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