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이산가족상봉기간 폐업 유보 검토

중앙일보

입력

각 직역대표들이 참여하는 단일 대정부 협상창구를 마련한 의료계가 8.15 남북이산가족 상봉기간중 투쟁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교수-전임의-전공의-병원의사-학생-의쟁투 중앙위원-의협 상임이사 등 의료계 직역대표 10명으로 구성된 의료계 협상기구인 `비상공동대표 소위원회´는 13일 의협회관에서 이틀째 회의를 갖고 남북이산가족이 만나는 기간인 15-18일 폐업투쟁을 유보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투쟁으로 치닫던 의료계가 이처럼 투쟁수위를 조절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된것은 시민, 노동,
종교단체를 아우르는 의료계 폐업철회 범국민저항운동이 본격화되는 등 여론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위원회에서는 일정기간 재폐업을 유보했다가 다시 파업에 돌입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돼 이산가족 상봉기간중 일시 폐업중단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주수호 의쟁투 대변인은 "소위원회에서는 폐업유보와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일절 논의한 적이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또 "소위원회는 내일 오후 3차 회의를 갖기로 했다"며 "이 자리에서 정부와의 협상을 위한 단일 최종 요구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조만간 정부와 대화를 재개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의료계는 또 진료공백으로 환자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 교수와 전임의가 참여하는 형태의 무료 응급진료단을 확대 개편, 14일부터 각 보건소와 병원의 요청을 받아 파견근무하기로 하는 등 실질적으로 투쟁강도를 조절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구속자 석방과 수배자 해제에 이어 지난 13일 의사집회 강경진압에 대한 정부사과를 협상전제조건으로 계속 내걸고 있어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협상이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