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내가 문대통령에 축하 전화 부탁했다고? 좀 짜증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열린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최강욱 당선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임명식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열린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된 최강욱 당선인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열린민주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임명식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와 관련한 정치권의 해석에 대해 “불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좀 짜증 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문 대통령에게) 전화해달라고 한번 해보라, 그 전화가 오나”라고 반박했다.

최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어쩌면 (그렇게) 안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그 와중에 제가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달라고 부탁해서 걸었다고 오버하시는 분도 있다. 한번 (통화를) 시도해보면 바로 알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최 대표에게 직접 축하 전화를 걸어 21대 국회에서 권력기관 개혁 입법을 완수하기 위한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당부했다. 일각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의 최 대표가 문 대통령에게 통화를 부탁한 게 아니냐고 의문울 제기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최 대표가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최 대표는 ‘청와대가 일반적인 전화 통화 내용을 너무 세세하게 공개한 것 아니냐며 부담스러워한다는 보도도 있다’는 진행자의 질문엔 “(문 대통령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처럼 만들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김두관 의원을 중심으로 나오는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 주장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의 통화 취지를 언급하며 선을 그었다. 그는 “새로운 당이 출범하고 당원들이 처음 당 대표를 뽑았는데 바로 통합을 염두에 두고 (대통령이) 전화하는 것은 모순이지 않겠냐”며 “제가 당 대표가 된 것에 대해 축하하시는 전화, 일반적으로 하는 전화였다”고 말했다.

검찰 기소된 이는 검찰 개혁 말 못하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검찰개혁을 주창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일축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개혁을 이야기할 사람들은 검찰 그냥 기소만 해놓으면 절대 개혁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지금 정치검사들이 하는 검찰정치가 노리는 바 아니겠나”라며 “그런 것에 놀아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아들 허위 인턴 경력 증명서 발급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와 관련해선 “내가 희망하기에 앞서서 일방적으로 다들 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한다)”고 거듭 법사위 배정 의사를 드러냈다.

국회의장 만난 후 각 당 대표 만날 것 

그는 신임 당대표로서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면담을 하는 것과 관련해선 “나는 불편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제가 무슨 그쪽에다가 이상한 이야기를 하거나 억지 쓴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선거 때 취했던 스탠스가 있고 우리 열린민주당 지지자들이 지역에서는 민주당을 지지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 아닌가. 어쨌거나 그 입장에 대해서 설명하셔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그것 때문에 좀 입장이 껄끄러우실 수 있으실지 몰라도 우리는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등 타 정당 지도부 예방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선 “내가 미루는 게 아니라 당연히 내가 선출된 날부터 프로토콜을 알아봤는데 일단 국회의장부터 예방하는 게 순서라고 하더라”며 “의장님 일정 때문에 그렇다”고 해명했다.

최 대표는 21대 국회에서 ‘쇄빙선 정당’으로서의 열린민주당의 역할을 설명하며 “민주당이라는 큰 정당이 개혁의 완수라는 목표를 향해 나갈 때 선단의 앞을 가로막는 얼음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것들을 앞장서서 몸이 가벼운 저희가 깨뜨려 나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