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909명→8명…31번 나오기 전으로 돌아간 신규환자 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격리병동 근무를 앞둔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주먹을 맞대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뉴스1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격리병동 근무를 앞둔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주먹을 맞대며 서로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61일 만에 한자리수로 내려갔다. 19일 0시 기준 환자 수는 전날 대비 8명 늘어난 1만661명이다.

신규 확진이 10명 아래로 떨어진 건 31번 환자(61ㆍ여)가 확진 판정을 받은 2월 18일(2명) 이후 처음이다. 환자 발생 수준이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대구ㆍ경북발(發) 유행 이전과 비슷해졌다는 의미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월 20일 처음 나왔다. 2월 중순까지는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닷새 연속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31번 환자를 기점으로 2월 말부터 증가세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후 대구ㆍ경북에서 감염 사례가 쏟아지면서 29일 하루에만 환자 909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었다. 정점을 지난 뒤에도 수백명 수준의 확진자가 매일 새로 나왔다.

대구ㆍ경북발 유행이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감소세는 본격화됐다. 신규 환자는 3월 중순부터 10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이 주춤한 대신, 수도권 등을 중심으로 해외 유입 환자가 늘어나면서 위험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초 들어 확산세가 크게 둔화했다. 지난 6일 0시 기준 환자가 전날 대비 47명 늘어난 것이 신호탄이었다. 2월 20일(16명) 이후 처음으로 50명 선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그 후 환자 증가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18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18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19일에는 8명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진자 일별 추세.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확진자 일별 추세. [자료 중앙방역대책본부]

이는 지난달 21일부터 정부가 외출 자제, 각종 시설 운영 제한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들어간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한 지 2주 만에 환자 수가 크게 떨어진 게 그 효과를 보여준다. 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등 해외 유입 환자 관리가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환자가 점점 줄어드는 대신 집으로 돌아가는 환자들은 크게 늘었다. 격리해제된 확진자 수는 19일 0시 기준 8042명이다. 격리 상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2385명)의 3배를 훌쩍 넘는다.

다만 보건당국은 여전히 긴장을 풀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감염원이 잘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전파' 우려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달 들어 부활절과 총선, 봄나들이 등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사회적 접촉 빈도가 늘어난 것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방역 당국자들의 머릿속에는 또 다른 신천지, 또 다른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 등의 집단 발생이 언제나 남아 있다. (새로운 유행이) 예고 없이 갑자기 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주말에도 방심하지 말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최선을 다 해 줄것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