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19 브리핑 안가는 WP·NYT…“뉴스 별로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EPA=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 기자를 보내지 않고 있다. 기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가치있는 뉴스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이 직접 하는 브리핑에 주요 언론사가 기자를 보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자사를 비롯해 뉴욕타임스(NYT), 경제전문 방송 CNBC가 백악관에서 매일 열리는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 기자를 보내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 이들 매체는 방송 생중계를 보며 뉴스 가치가 있는 발언이 나오면 기사화한다.

WP는 백악관 출입기자단이 돌아가며 하는 공동취재에서도 빠졌다. WP는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 방문에 동행해 취재한 뒤 타 언론사 취재진과 내용을 공유할 차례였지만 건너뛴 것으로 전해졌다. 1~2시간 진행되는 브리핑에 뉴스로 삼을 만한 말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딘 바케이 NYT편집장도 WP에 “요즘 (브리핑에) 뉴스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브리핑에서) 뉴스가 나올 거라 생각되면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를 하려고 하지만 한동안 그런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허위 정보를 내놓고 과장된 발언을 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질문이 나오면 기자를 공격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쓴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을 선거유세로 활용하고 있다며 브리핑을 생중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WP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 출입기자들이 빠진 브리핑에는 ‘친 트럼프’ 성향의 소규모 매체가 자리를 메우고 있다. WP는 이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질문만 하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CNN과 MSNBC, 폭스뉴스 등은 브리핑에 기자를 계속 보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