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④ 기형아검사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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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모막 융모 검사, 오진이 적고 결과를 빨리 알 수 있다

임신 초기에 태아의 유전 정보를 알아내는 방법으로는 융모막 융모 검사가 있다. 임신 6∼12주, 특히 9∼10주에 한다. 초음파 진단 장치로 태아의 모습을 보면서 길이 17㎝, 지름 1.2mm쯤 되는 유연한 플라스틱 카테타를 자궁 경부를 통해 삽입한 뒤 태반의 일부 조직을 흡입해낸다. 융모막 융모는 임신 초기에 얻을 수 있는 태아의 태반 조직으로 외층과 내부 중배엽층, 혈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융모막 융모에서 얻은 세포는 태아와 똑같은 유전적 조성과 염색체 핵혁을 지니고 있다. 세포를 재취한 뒤 ‘직접 염색체 표본 제작법’으로 핵형을 분석하거나, 세포를 비양해 염색체 핵형을 진단한다.

직접 염색체 표번제작법은 세포를 비양하는 과정이 없어 모체 세포 오염에 의한 염색체 핵형 판독의 오진을 극복할 수 있고 결과를 24∼48시간 안에 알 수 있는 것이 특징. 융모막 융모 검사를 하기 전에 태아 모체성 출혈 유무를 예측하기 이해 임신부의 혈액형(Rh)를 확인하고 혈청검사를 시행한다.

태아의 염색체 이상과 대사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융모막 융모 검사의 장점이다. 이 검사로 다운증후군과 성염색체 이상, 에드워드 증후군 등을 진단할 수 있으나 선천성 신장병 같은 기형을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임신 중기에 하는 양수 검사, 다운증후군 척추나 폐 이상 확인

임신 16∼24주에 초음파 진단 장치로 태아와 태반의 위치를 확인한 후, 임신부의 배에서 자궁쪽으로 긴 바늘을 넣어 양수를 뽑아낸다. 그리고 태아의 세포를 배양해서 염색체 핵형을 분석한다. 양수 검사로 다운증후군 같은 기형은 물론이고 태아의 척추에 이상이 없는지, 폐가 충분히 발달했는지도 알 수 있다. 검사 과정에서 감염과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세포를 배양하는데 4주쯤 걸리므로 결과를 알려면 검사 받고 나서 한 달쯤 기다려야 한다.

태아가 기형아로 판정이 나서 유산시켜야 할 경우 임신부에게 정기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담이 되긴 하지만 임신 중기에 태아의 유전 질환을 알아내는 방법으로 양수검사가 활용된다. 태아에게 작은 척추 파열이나 복부파열이 생기면 초음파 검사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고 원인을 알 수 없게 혈청 태아 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온다. 이런 경우에는 양수 효소 검사가 효과적이다. 양수에 있는 아세틸콜린에스트라제라는 효소를 전기 영동법으로 찾아내 기형 유무를 확인하는 보조 진단법이다.

임신 초기에 하는 태아 DNA 검사. 청각장애, 정신지체, 뇌성마리를 알 수 있다.

태아 세포 속의 DNA를 추출해서 분자 유전학적인 이상을 진단한다. 임신 6∼11주에 태반 조직의 일부를 채취해 DNA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데, 중합요소 연쇄 반응법(PCR)과 FISH(Fluorescenc e In situ Hubridization) 방법이 있다.

이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증상은 80여 가지. 태아의 청각 장애와 가족성 정신지체, 진행성 근육 위축증, 유전적 뇌성마비, 선천성 고환 이상, 신경이상, 페닐케톤뇨증 같은 대사 질환, 프레자일 X 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질환.

필자가 원장인 서울 연이산부인과는 최근 보스톤 의대 유전센터와 제휴해 국내 임신부에게서 채취한 검사물(혈액이나 융모막)을 특급우송편으로 미국에 보내 이 유전센터에서 실시한 DNA검사 결과를 1주일 안에 임신부에게 통보해주는 협진 체제를 갖췄다. 융모막 융모 검사나 양수 검사 등 기존의 염색체 검사로는 제대로 알아내기 어려운 선천성 기형까지 진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초음파 검사나 혈청 검사 결과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 정밀 검사의 하나로 받아보아야 한다.

신생아 선천성 대사 검사, 정신박약아 예방법

출생한지 4∼6일이 지난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혈액을 3㏄ 정도 채취해 선천성 대사 이상 유무를 검사하면 정신박약을 예방할 수 있다. 정신박약의 원인이 되는 질환 가운데 페닐케톤뇨증, 선천성 갑상선 기능저하증, 갈락토스혈증 등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러한 질환은 신생아 3천만∼1만 명에 명 꼴로 발생하는데 출생 후 1주일 안ㅇ 발견하지 못하면 정신박약아가 되고 만다. 외국에서는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검사이다.

이런 임신부는 유전상담을 받으세요
● 나이가 33세 이상인 임신부
● 정신박약을 수반하는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이 있는 아기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임신부
● 임신부나 그 배우자, 일가 친척 중에 염색체 이상이 있는 경우
● 선천성 기형아를 낳았던 임신부
● 임신부나 그 배우자가 산전 진단이 가능한 생화학적 이상질환을 보유한 자
● 임신부나 그 배우자, 근친이 염색체 관련 유전질환인 혈우병, 진행성 근위축증 등을 보유한 자
● 한번 이상 계속해서 습관성 유산이 된 경우
● 원인 모르게 임신 중기나 말기에 사산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는 임신부
● 혈청검사 결과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경우

연이산부인과 원장 김창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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