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2월 금리동결은 적절한 조치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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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은 지금이 (2월보다) 훨씬 적기”라고 평가했다. 16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된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이른바 기준금리 인하 ‘실기론’을 적극 반박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 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던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다음으로 많아져 이미 경기가 약화하는 시점에 선제적인 대응을 못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금 판단해도 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당시)우리나라의 확진자 수가 상당 기간 동안 수백 명씩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취약부문에 대한 애로를 덜어주는 미시적‧선별적 대책이 훨씬 더 효과적이었다. 그때 만약 금리를 인하했더라면 아마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통화정책의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정말 ‘타임리(timely‧적절하게)’하게 시점을 잘 골라야 하고, 정부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필요하다.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확진자 급증세가 많이 꺾인 상황이며, 다른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이 결정됐다. 잘 짚어보시면 타이밍은 지금이 (2월보다) 훨씬 적기라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할 거다." 
추가로 기준금리를 낮출 여력이 남아있나. 
"추가로 낮출 여력이 있느냐는 질문은 '실효하한(통화정책이 효력을 내지 못하는 금리 하한)'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그런데 실효하한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 기준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며,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에 따라 가변적이다. 한은으로선 여러 경제여건 변화에 대응해 모든 수단을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 실효하한이 미국 금리 조정 폭과 1대1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미국금리 인하가 실효하한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 건 사실이지만, 그 폭만큼 (하한이)내려간 것은 아니다." 
앞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을 우려했는데, 앞으로 발생할 시장 변동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가계의 차입비용이 낮아질 것이며, 원론적 의미에서 주택수요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주택시장은 금리요인 외에도 다른 요인이 워낙 많이 같이 작용한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왔고,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그에 따라 국내 실물경기도 상당히 타격을 받는 상황이다. 현재로썬 여러 여건을 감안해볼 때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제한적일 걸로 본다." 
이번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대까지 예상한 것인가.
"지난번에는 (한은이)경제성장률 전망을 2.1%로 내놨다. 그때는 3월에 코로나19사태가 정점에 달한 후 진정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도가 이렇게까지 전 세계적으로 빠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 걸 감안해보면 저희가 당초 전망한 숫자보다는 (성장률이) 낮아지지 않겠느냐. 당연히 그 수준에는 못 미칠 것 같다. 그러나 그 숫자를 현재 전망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 다만 지난번에 예측한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위험이 훨씬 커졌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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