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날치기 예산' 논란에…"이러고도 잠이 오냐" 맹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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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날치기' 논란을 빚는 내년 예산안 통과를 맹비난했다.

김 전 위원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러고도 잠이 옵니까?"라며 "예산안 날치기 통과로 정국이 혼란스러워 예산안 자체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1000조원대의 부동자금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 눈에는 이 돈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투자와 소비 부진 등 돈이 이렇게 쌓이도록 한 데 대한 반성도 없고 또 어디로 어떻게 흐르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장에 대한 적대적 감정과 시대착오적 국가주의 사고로 무장된 사람들에게 이 돈이 보이겠느냐"며 "있는 자들의 이기심이 만든 적폐, 노동자와 서민의 땀을 훔친 결과 정도로 보일 것"이라고 썼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그러다 보니 일자리·지역개발 등 시장과 부동자금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제들까지 국가 예산으로 해결하려 든다"며 "그 중 상당 부분은 매표 행위로 종결됐다. 그 결과 부동자금은 더 늘어나고 정부예산과 국가부채 또한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한 해 늘어날 국가부채만 해도 60조원, 이를 걱정하니 '재정이 비교적 건전한 상황이라 괜찮다' 말한다"면서 "틀린 말 아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 재정은 비교적 건전하지만 이걸 말이라고 하나. 돈 모으느라 허리띠 졸라 매어가며 산 아버지를 둔 흥청망청 아들 바로 그런 탕아의 모습이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부동자금이 점점 쌓이는 가운데 정부는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예산만 늘리고 있다. 빚도 따라서 늘어간다"며 "더욱이 이런 엉터리 예산을 제1야당을 제외한 채 어거지로 통과시켰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러고도 잠이 오느냐. 그렇게라도 통과시킨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나라의 대통령도, 장관도, 국회위원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통과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안 통과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10일 한국당의 반발 속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4+1')이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정부 원안(513조4580억원)에서 1조2075억원을 순삭감(9조749억원 감액, 7조8674억원 증액)한 512조2505억원 규모다. 올해 예산안인 469조5700억원보다 42조6805억원가량 늘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2월 1일 예산안 자동부의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래 1·2당이 합의하지 않은 예산안이 처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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