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3일 방중 “아베와 양자회담 조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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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23~24일 중국을 방문한다. 방중 동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양자 회담 개최도 조율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는 중국 쓰촨성(四川省) 청두(成都)에서 열린다.

24일 청두서 한·중·일 정상회의 #1년3개월 만에 아베와 회동 #수출규제·지소미아 해법 모색할듯 #시진핑과 회담 땐 북한 설득 요청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10일 “문 대통령은 제8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3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국무원 총리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대신과 3국 간 실질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하는 한편, 동북아 등 주요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3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국 정상회의의 경우 중국에선 리 총리가 참석해왔다. 그래서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별도 정상회담을 위해 베이징(北京)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면서 “시 주석께 각별한 안부를 전해 달라. 지난달 APEC 회의가 연기되는 바람에 만날 수 없게 돼 아쉬웠는데, 곧 만나 뵐 수 있게 될 것으로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재 양자 정상회담은 조율 중으로, 마무리되면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 BM) 발사 시험 등의 도발 가능성을 내비치는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 회담을 하게 되면 심상찮은 북한의 움직임에 따른 한반도 정세를 공유하고, 시 주석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설득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고조되는 북·미 갈등을 완화할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의 역할을 부탁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방중은 취임 후 2번째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2월 시 주석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중국을 국빈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조율 중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11분간 ‘환담’을 한 적이 있지만, 회담을 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양국 정상이 만난다면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이후 1년 3개월 만이자 지난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이다.

수출규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이슈로 어느 때보다 고조된 한·일 갈등을 완화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일본 지지통신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이 22일 베이징에서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통상장관 회담을 통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관 간 만남에 앞서 국장급 협상도 16일에 열린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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