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고객 4% 이자 내는데···직원에게 '0% 대출' 해준 농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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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 캡처]

[MBC 방송 캡처]

농민이나 일반 고객에게 연 3~4%의 대출이자를 받는 농협이 직원들에게는 1% 미만도 안 되는 이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한 푼도 안 내는 '공짜 대출' 혜택을 누린 직원도 있었다.

지난 7일 MBC에 따르면 농협은 직원들에게 이른바 '페이백' 방식으로 대출이자를 면제해줬다. 직원이 빌린 주택자금의 이자를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1억원을 빌렸다면 이자 2.87%를 다음해 현금으로 돌려주는 식이다.

농협이 이렇게 매년 직원 수백명에게 이자를 돌려주는데 11년간 430억원 이상이 쓰였다고 MBC는 보도했다. 저금리로 대출 이자가 낮아지면서 이자 전부를 돌려받는 직원도 늘었다. 올해 이자율 0% 대출을 받은 직원도 15명이나 나왔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농협은 농민들이 출자한 돈을 갖고 대출을 해주는 곳이지만 농민들은 꿈도 못 꿀 혜택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자 농협은 이자를 절반만 돌려주는 개선안을 내놨지만 올해도 이 제도를 유지했다. 직원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농민장학금 규모를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올해 2억원이 줄었다고 MBC는 보도했다.

농협 측은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원에게만 혜택을 주고 있었고 이자 보전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노조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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