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교통공사 정규직 15% 친인척…비리 없었다" 반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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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떤 사람입니까. 시민운동하면서 늘 이런 거 지적하던 사람입니다. 제가 용납 못해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30일 공개된 감사원의 서울교통공사 감사 결과를 두고 “100% 동의하지 않는다. 채용 비리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MBC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감사원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시대적, 역사적 과제와 노동 현실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이뤄진 판단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 [연합뉴스]

박원순 시장. [연합뉴스]

감사원은 이날 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부 친인척의 채용 비리가 확인됐다. 그 과정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1285명 중 재직자의 가족, 친인척이 192명(4촌 이내)이었다. 이중 일부가 채용 청탁을 했거나, 불공정한 방법으로 위탁업체에 입사해 무기직이 되고,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 45명은 면접 정도의 간단한 절차를 거쳐 기간제로 채용된 후 지난해 3월 정규직이 됐다. 감사원은 이처럼 불공정하게 입사한 이들도 제외시키지 않고 1285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이에 감사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김태호 교통공사 사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또 박 시장에게는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조치를 내렸다.

박 시장, 교통공사 감사 결과 반박 # “감사원, 노동 현실에 대한 이해 없어”

하지만 박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규직 전환자 중 사내 친인척 직원이 있는 비율이 14.9%로 높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우리나라 전체 공무원 가운데 부부 공무원 비율이 22.3%인데 그것보다 낮지 않냐”고 말했다. 감사원이 교통공사가 정규직 전환시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데 대해선 “외주업체 직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조사해서 걸렀다”고 반박했다.

감사 결과 직원의 가족인 정규직 전환자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80명 늘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당시 공사는 개인의 응답에 의존하는 내부참고용 조사였다”면서 “감사원은 조사권이 있으니 재적등본 조회하고 포렌식 기법까지 동원해서 80명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감사 결과로 공사의 친인척 채용비리가 실체 없는 억측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임선영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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