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보다는 장외 투쟁에 무게를 싣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30일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뿌리인 부산을 공략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5시 부산진구 전포동 송상현 광장에서 ‘문재인 정권 경제파탄‧안보불안‧외교 및 인사참사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 집회에 이어 2차 대규모 장외집회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단상에 올라 “이 정부는 경제를 망가뜨리고, 안보도 망가뜨리는 최악의 정부다. 그런데 우리 사회 구석구석까지 다 망가뜨리는 인물이 있다. 그 이름은 조국”이라며 “조국이 법무부 장관 감인가. 조국이 한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단상에는 대학생과 학부모도 올랐다. 부산대 재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권현빈씨는 “저랑 조국 딸이랑 다른 게 뭐냐. 저는 조국인 대한민국의 아들이라 힘들게 공부하고, 조국의 딸은 조국 딸이라 학점 1.13을 받고 장학금을 받았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들의 의지를 꺾었고, 이 땅의 엄마·아빠들에게 열패감을 안겼다면 이것도 내란죄”라고 말했다.
자신을 “조국 딸과 같은 또래인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버지”라고 소개한 김남진씨는 “평소 제가 키우는 두 아이에게 못난 아비 도움받지 말고 스스로 삶 개척하면서 살라고 말해왔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제가 한 말이 모두 비겁한 변명이 됐다. 기회와 결과는 조국 일가의 것이고, 고단하고 힘겹기만 한 과정은 저와 같은 개구리, 가재, 붕어의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사투리인 ‘고마해라(그만해라)’를 외치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이날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PK 차별론’을 내세웠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정말 차별한다, 서울시 구청장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인데, 이 중 20명이 광주‧전남‧전북 출신”이라며 “부‧울‧경 차별하는 이 정권, 부‧울‧경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격전지인 PK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을 고리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전통적 우세지역 부산에서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에 18석 중 6석을 내줬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에서 부‧울‧경 중 잘나가는 조국 후보자에게 한번 기대보려 했더니, 제 대학동창인데 해도해도 너무하더라. 옛 정 생각해 봐줄까도 했는데 까도까도 끝이 없다”며 “‘조로남불(’내로남불‘의 변형)’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측은 이날 부산 집회 참석 인원이 2만여 명이라고 주장했다. 31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3차 장외집회가 열린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