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도'물 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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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4호 태풍 빌리스로 인한 집중 호우로 16일 중국 남부 광둥성 샤오관의 러창 역에서 열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러창 AP=연합뉴스]

중국 남부와 홍콩에서 100년 만의 최대 폭우가 쏟아져 최소 154명이 사망하고 50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신화통신과 홍콩 언론에 따르면 16일 제4호 태풍 빌리스가 중국 후난(湖南).푸젠(福建).광둥(廣東) 등 중국 동남부 3개 성을 강타해 도로가 유실되고 가옥과 공장 수만 채가 무너졌다.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후난성으로 16일 시간당 최고 100㎜에 가까운 집중 호우로 78명이 사망하고 120여 명이 실종됐다. 중국 남부지방의 이 같은 강수량은 1900년대 초 이후 처음이라고 중국 기상당국이 밝혔다. 이재민은 230만 명에 이르렀다. 천저우 시의 경우 시내 7개 현에서 16일 밤 쏟아진 폭우로 2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19만 명이 긴급대피했다. 또 5만여 명은 홍수로 고립된 상태다. 푸젠성은 지금까지 4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은 모두 301만여 명이 발생했다. 가옥 1만9000여 채가 부서졌고 14만ha의 농경지가 유실됐다. 또 샤먼(廈門)의 공업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17일 오전 현재 침수되거나 부서진 공장이 1865군데에 달했다. 이재민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00만 명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재산 피해는 30억 위안(약 357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후난성을 지나는 샹(湘)강 지류인 레이수이와 광둥성 베이(北)강 지류인 우수이(武水)가 폭우로 둑이 무너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사상자와 이재민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성 재해대책본부가 밝혔다. 이 홍수로 베이징(北京)과 광저우(廣州)를 연결하는 징광(京廣)선 등에서 88개 열차편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광둥성에서는 3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광저우(廣州)와 선전(深?) 등 주요 공업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100여 곳의 도로가 침수돼 16일 하루 시내 곳곳의 교통이 마비됐다. 성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13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침수된 가옥은 4744채에 달했다. 공장 피해는 아직 집계조차 되지 않았다.

홍콩에는 16일 새벽 시간당 최고 115㎜의 집중 호우가 내려 도로 33곳이 침수됐으며 일부 건물이 무너지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또 40여 분 동안 홍콩 일부 지역이 정전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국가 홍수방지 및 가뭄극복 총지휘부는 태풍 피해가 심각한 후난 등지의 피해 복구를 위해 총 6500만 위안(약 77억5450만원) 규모의 긴급 구호자금을 지급했다고 신화통신이 17일 전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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