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 여자…』마광수 교수 특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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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의 저자 연세대 마광수 교수(36·국문학)에 대해 동료교수들이 강의제한을 권고, 파문이 일고 있다.
연세대 국문과교수 10명은 7월6일 마교수가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마교수는 대학원과 학부의 전공강의를 맡지 않도록 한다는 징계성 권고를 결의, 학과장 명의로 마교수에게 서신으로 통고했다.
교수들은 『현재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성에 관한 글·강의·강연 등의 활동을 자제토록 촉구하며 만약 자제하지 않을 경우 교수회의의 결의로 학교당국에 강력한 징계를 건의하겠다』며 2학기에는 교양과목만 강의토록 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마교수는 일단 교수들의 권고를 받아들였지만 『작품은 독자가, 강의는 학생들이 판단하는 것이므로 이번 조치는 월권이자 예술적·학문적 자유를 침해하는 린치』라며 『앞으로도 저술·강연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성을 터놓고 얘기하는 것이 성범죄를 줄인다」「프리섹스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나 프리페팅을 즐기자」는 등 그의 자유로운 「야한 여자론」은 여성을 성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이유로 대학여학생회·여성단체로부터 반발을 샀으며 성개방론·성문학은 일부 비평가·교수들로부터 『경박하고 품위를 잃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세대 동문후배인 염재웅씨(도서츨판시대평론대표)가 「야한 여자론」을 정면으로 공격한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연세대에는 교수들의 조치를 반박하는 대자보가 붙였으며 문학평론가 박덕규씨는 『마교수의 글을 글로 비판해야지 다중의 힘으로 강의를 박탈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맞서는 등 강의제한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어 결과가 주목거리다.

<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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