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심의 탄력운용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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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최근 방송의 윤리 성문제등과 관련, 방송위원회와 방송사 자체 심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현업인들의 반응을 설문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방송인들의 모임인 방송협회에서 발행하는『방송문화』지가 최근 KBS·MBC·CBS의 본사 및 극동·아세아 방송의 제작진인 기자와 PD 1백12명을 대상으로 방송심의에 대한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업 제작진들은 현행 방송심의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자율심의나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대표기관에 의한 심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현행 방송심의 제도 운용 방식에 대한 질문에서 「자율심의」 42%,「시청자 집단을 포함한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대표기관의 심의」가 44%인 반면「현행제도가 적절하다」는 반응은 9%에 불과했다.
또 방송심의의 기준인 심의규정이 우리사회 상황에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에서「적절하지 못하다」가 73%로 「적절하다」의 23%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현업 제작진들의 심의에 대한 불신을 반증했다.
현 방송위원회 심의위원의 임명기준과 구성에 대한 질문에서도 「적절하다」42%,「적절치 못하다」56%로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특히 적절치 못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방송전문가 부족▲계층간의 대표성부족▲심의위원의 보수성▲정부간섭·임명권자의 문제등이 지적돼 심의위원의 구성이 보다 전문화·다양화 해야함을 보여주었다.
한편 방송심의 규정을 숙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35%)보다「아니다」(61%)라는 반응이 훨씬 많았고, 프로그램 제작시 심의규정을 염두에 두고 제작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그렇다」는 41%에 불과해 심의규정이 현업 제작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방송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시청자들에 의한 사회적 감시 체제가 확립되고 제작자들의 방송·윤리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된다면 자율 심의가 바람직 하다』 며 『현 재 로서는 심의제도 개편이나 규정개정보다 실제 심의에 있어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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