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경 양 판문점 넘어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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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대협대표로 평양축전에 참가했던 임수경 양과 문규현 신부가 15일 오후 2시2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임 양과 문 신부는 이날 오후 1시30분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에 나타나『뜨거운 동포애를 확인하고 남으로 넘어가는 길에 있다』는 등의 연설을 한 후 판문점 동쪽 차도를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 유엔군지역으로 건너왔다.
임 양은 이날 연설 때는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있었으나 연설이 끝난 뒤 입북 당시의 옷으로 갈아입고 문 신부의 손을 잡고 넘어왔다고 통일원 관계자가 밝혔다.
임 양은 오후 1시35분쯤 30분간 연설을 했다.
이어 사제복 차림의 문신부도 5분간 연설을 한 뒤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 오후 2시2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 측 자유의 집 앞 기자회견장에 도착했으며 이 순간대기하고 있던 미군에 의해 미군헬기에 태워졌다.
임 양과 문 신부는 미군헬기 편으로 부근 한국군부대로 이송됐으며 곧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관계당국자는 임 양을 1차로 서울대법원이나 경찰병원에 입원시켜 약물투여여부 등의 검사를 거친 후 안기부에서 수사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 신부는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있어 승용차 편으로 서울시경 공안분실로 압송돼 구속됐다.
임 양은 지난 6월30일 동독을 거쳐 평양에 들어가 47일간 북한에 체재하고 넘어왔다. 임 양과 문 신부는 지난 7월27일 1차 판문점에 나타나 통과시위를 벌였으나 부모가 영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넘어오지 않고 단식농성을 벌이다 평양으로 돌아간바 있다.
북 측은 임 양의 귀환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각에 연단을 만드는 등 환송행사를 준비했으며 임 양은 이날오후 1시30분 문 신부와 함께 나타나『나의 행동이 통일을 방해하거나 남북대결을 조장하려는 게 아니었으며 앞으로 역사에서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북측 학생들이 때로는 그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양은 또 교황요한바오로 2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으며 문 신부도 연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임 양의 환송행사에는 조선학생위원장 김창룡, 조평통 부위원장 전금철 등과 기자 40∼50명, 조선학생위 소속 학생 2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당국자는 임 양과 문 신부에 대해 유엔사 측이 통과를 불허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측이 이들의 통과 강행을 허용한 것은 명백한 휴전협정위반이라고 말하고 이에 대해 북측에 강력히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당국자는 임 양과 문 신부의 귀환에 따른 제반 내용 등은 앞으로 검찰에서 조사,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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