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에게 ‘바보 ○○○’…세브란스병원 ‘폭언·폭행’ 교수

중앙일보

입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전공의(레지던트)들에게 폭언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병원은 해당 교수와 전공의들을 우선 분리 조치했다.

모독성 발언 일삼아…대학에 탄원서 제출 #4년 전에도 물의, 전공의 수련 포기하기도 #병원 측 “전공의와 분리, 징계 논의할 것”

5일 세브란스병원 등에 따르면 산부인과 4년차 전공의 12명은 지난달 A교수의 폭언 등 갑질 사례를 모아 탄원서를 학교에 제출했다.

탄원서에 따르면 A교수는 전공의와 전화 통화를 할 때 ‘바보 OOO’이라고 말하는 등 인격 모독성 발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A교수는 또 지난달 저녁 당직을 서던 전공의가 환자 보고를 위해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고, 이후 지시 없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한 데 대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해당 환자를 전공의 앞으로 입원시키도록 하고 자신은 진료를 거부했다고 전공의들은 지적했다.

A교수는 2015년에도 전공의 폭행으로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교수는 수술기구로 전공의의 손을 수 차례 때리는 등 폭행과 폭언으로 교수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교수회의를 통해 A교수가 해당 전공의에게 사과할 것이 결정됐지만, A교수가 반발해 결국 다른 주임교수가 전공의들에게 대신 사과하는 선에서 사건이 마무리된 바 있다. 당시 피해자였던 전공의는 결국 수련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건 이후에도 A교수의 폭언·폭행이 반복되자 전공의들이 결국 탄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탄원서 접수 이후 A교수와 4년차 전공의가 수련과정에서 접촉하지 않도록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차원에서 A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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