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명성에 누끼칠까 걱정돼요-K-1TV『회전목마』출연-추상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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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당연히 아버지를 제일 존경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가신 길을 따라 연극을 전공으로 선택, 연기자 생활을 시작한 겁니다.』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아버지』라고 밝힌 고 추송웅씨의 둘째 아들 상록군(19·중앙대연극과1)이 이번 주부터 시작된 KBS-1TV『회전목마』에 출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가 맡은 역은 가수의 꿈을 키우기 위해 상경,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는 구두닦이 청년.
『한동안 연극에만 전념하며 실력과 경험을 쌓고 싶었는데 이번 드라마가 마침 방학 때 녹화가 시작되고 가수지망생 구두닦이라는 배역도 너무 마음에 들어 욕심을 냈습니다.』
상록군이 아버지의 연기를 처음 본 기억은 4살 때. 이후 아버지가 무대에서 돌아가신 중3때까지 11년 동안 보아온 정열적인 연기는 그의 뇌리 속에 박혀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다.
『아버지의 명성에 큰 덕을 보고 있지만 그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날 겁니다.』
올해 여의도 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연극과에 수석입학 한 상록군은 아버지의「끼」를 이어받아 다방면에 재능을 발휘, 연극과 에서 만든 뮤지컬『찰리 브라운』과『점아 점아 콩점아』에 출연해 노래실력과 연기력을 과시했다. 또 중앙대 그룹사운드 드럼연주자로도 맹활약 중.
『연극은 가장 표현력이 넓은 공연예술이기에 공부와 연기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눈·코·입 등 외양은 물론 걸음걸이와 성격까지 아버지를 닮은 상록군은 당분간 여기저기 출연하기보다 이론적 기초를 닦는데 힘쓰고 싶다며「공부하는 연기자」를 신조로 내세웠다.
연기자로서 걸음마를 시작한 상록군이『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세계무대 진출을 노렸던 추송웅씨의「미완의 꿈」을 이룰 날을 기다리는 것은 무대 위에 타올랐던 추씨의 삶이 너무 짧았음을 애석해 하는 모든 이의 바람일 것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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