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증식 단백질 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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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는 단백질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이에 따라 단백질 항암제 개발에 청신호가 열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임동수(左).정초록(右) 박사 연구팀은 'UCP'라는 단백질이 이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암에 걸린 생쥐를 이용해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 '네이처메디신' 3일자 인터넷판에 발표됐다. UCP단백질은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VHL)을 무력화해 암세포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많이 만들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암세포가 필요로 하는 다량의 산소와 영양분이 신생 혈관을 통해 공급된다. 그동안 UCP는 단순한 기능 외에 세포 내 기능이나 암 증식 등과 관련된 기능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UCP단백질을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하게 하자 암세포 역시 증식과 전이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단백질은 간암.유방암.대장암 등 인체의 여러 암에 광범하게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UCP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암세포를 죽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과정에서 VHL이라는 단백질이 강력한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과 UCP-VHL 간의 상호작용도 확인했다. 즉 UCP의 작용이 활발해지면 암을 억제하는 단백질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된다. 임 박사팀은 연구 성과를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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