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원장 사퇴, 이종명 표결도 안 해…한국당 5·18폄훼 징계심의는 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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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5ㆍ18 폄훼 발언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김진태ㆍ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일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 윤리위원장 선임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 당 차원의 징계 논의가 상당 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리위의 징계 심의가 이뤄지더라도 징계안이 최종 확정되는 최고위원회의에 징계 당사자인 김순례 최고위원이 참여하는 만큼 ‘셀프 징계’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새 지도부가 5ㆍ18 폄훼 발언 논란을 조기에 털어내지 못하고 정치적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김영종 위원장은 이날 “당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임명될 때부터 비상대책위원회가 종료되면 사의할 것이라고 했다”며 “전당대회 당일에도 당에 밝혔고,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의를 표한 김영종 위원장은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임명됐다.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영종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보통 당 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윤리위원장 등 당직을 교체하는 것이 관례”라며 “누가 (윤리위원장을) 하시든 징계는 가급적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황교안 대표는 5ㆍ18 폄훼 발언 징계 방향에 관한 질문에 대해 “윤리위의 절차와 결정을 지켜보겠다”며 윤리위에 맡기겠다고 말해왔다.

당 일각에선 김영종 위원장이 김진태ㆍ김순례 의원 징계를 놓고 당 안팎의 관심이 몰리자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2ㆍ27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와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고 있다. [뉴스1]

김진태 자유한국당 2ㆍ27전당대회 당대표 후보와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고 있다. [뉴스1]

당 지도부가 윤리위를 새로 꾸린다 해도 김순례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상황에서 징계 확정까지는 첩첩산중이라는 관측도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의 징계안 논의 과정에 김순례 최고위원이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최고위 의결 관련 당헌ㆍ당규를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징계 당사자가 포함된 안건은 제척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고위 의결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5ㆍ18 공청회 주최자이자 “5ㆍ18은 폭동” 발언을 한 이종명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을 위한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후 “오늘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 그 문제까지 논의할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만일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이 이뤄졌다면,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로 확정된다. 이 의원은 제명이 되더라도 무소속으로 의원 신분은 유지한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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