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흡연 노출’ 난닝역 가림막공사…전용열차 中 관통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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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림막 공사 중인 난닝역. [웨이보= 연합뉴스]

가림막 공사 중인 난닝역. [웨이보=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베트남 방문을 마친 뒤 전용 열차로 또다시 중국을 관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1일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난닝(南寧) 철도역에서 가림막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1일 보도했다. 난닝역은 지난달 26일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정차했던 곳이다. 당시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던 모습은 일본 TBS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보안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매체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광시(廣西)좡족 자치구 난닝(南寧) 철도역에는 열차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없도록 막는 가림막 공사가 갑자기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갑자기 난닝역에 가림막 설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를 두고 베트남으로 건너간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다시 오는 것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방중 시 단둥역이나 선양역 등에 가림막을 설치해 동선을 노출하지 않도록 배려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26일 새벽 중국 남부 난닝의 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 [TBS 제공=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26일 새벽 중국 남부 난닝의 역에서 휴식을 취하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 [TBS 제공=연합뉴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베트남을 친선 방문하고, 2일 오전 동당역에서 전용 열차로 베트남과 중국의 국경을 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경우 접경인 핑샹(憑祥)을 지나 난닝까지는 전용 열차 이동이 유력해 보인다.

이후엔 베트남으로 향할 때와 마찬가지로 열차로 중국을 관통해 최단 코스인 난닝-창사(長沙)-톈진(天津) 또는 베이징을 거쳐 선양(瀋陽), 단둥(丹東)을 경유해 평양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또는 회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만큼 귀국을 당기기 위해 난닝에서 전용기 ‘참매 1호’를 타서 베이징을 거치거나 아니면 광저우(廣州)까지 전용 열차로 시찰한 뒤 전용기 또는 전용 열차로 북상할 수도 있다.

한편 TBS 방송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난닝역에 열차가 정차했을 때 30분이나 열차에 내려 대기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 바깥에서 대기했던 것은 기관차 교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합의한 중국과 베트남 간 열차 노선 규정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서 난닝역까지는 중국 국내선으로 갈 수 있지만, 난닝역부터 베트남 동당역까지는 국제 열차를 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난닝역에서 국제열차에 맞는 기관차로 바꾸는 과정에서 정차 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실제로 중국 핑샹역에서는 녹색 기관차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열차를 이끌었지만, 동당역에서는 노란색 기관차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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