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맛 본 조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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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조재진(22.광주 상무.사진)이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코엘류의 황태자'로 불리며 국가대표 축구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낙점받은 조재진은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골'을 얻지 못해 속을 태워왔다. 올 6월 두 차례 A매치와 올림픽팀에서도 좀처럼 골맛을 보지 못했다.

조재진은 25일 아시안컵 2차예선 베트남과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출전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4분 최성국의 크로스에 정확하게 오른발을 갖다 대 A매치 데뷔골을 얻은 조재진은 후반 26분에는 현란한 발놀림으로 상대 수비를 농락한 뒤 김대의의 머리에 정확하게 올려주는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조재진은 1m85cm. 81kg의 좋은 '하드웨어'에다 돌파력.몸싸움.헤딩력 등을 고루 갖춰 '현대 축구에 가장 적합한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상대 수비를 달고 다니면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해내 '제2의 황선홍'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조재진은 황선홍의 등번호였던 18번을 달고 뛰었다.

현역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그의 성실한 플레이를 칭찬한다. 17세이하 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경기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1백% 해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완벽한 찬스가 올 때까지 슈팅을 지나치게 아끼는 것은 고쳐야 할 점으로 꼽는다.

조재진이 득점포를 가동함으로써 한국은 김도훈(성남)-조재진의 투톱 체제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한국은 27일 오후 5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오만과의 2차전에서도 'K-J카드'를 밀고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만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백2위에 처져 있지만 중동 특유의 개인기와 스피드를 갖추고 있어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오만은 첫날 네팔을 7-0으로 대파,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했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딱 한 차례 오만과 만나 2-1로 힘겨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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