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뱉는 여우' 프라이 조심!… 주심 몰래 수비수에 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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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가 21일 훈련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다. [바트 베르트리히 로이터=연합뉴스]

"상대가 침을 뱉어도 결코 냉정함을 잃지 마라."

한국축구대표팀의 홍명보 코치가 한국 수비진에 던진 조언이다. 한국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스위스와 만난다. 한국은 스위스와 1승1무(승점 4) 동률이지만 골득실차(스위스 +2, 한국 +1)에서 뒤진 2위다. 한국이 자력으로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스위스를 꺾어야 한다. 그러려면 스위스 공격의 핵인 알렉산더 프라이(26.스타드 렌)를 잡아야 한다.

19일 토고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프라이는 1m79㎝, 74㎏의 체구로 유럽 지역예선 10경기서 7골을 터뜨린 특급 골잡이다. 위치 선정이 뛰어나고 골 결정력이 탁월하지만 경기 스타일은 거칠고 지저분하다. 주심이 보지 않으면 수비수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반칙을 하기 일쑤다. 자칫 한국 수비수들이 냉정함을 잃는다면 그에게 말릴 수도 있다. 홍명보 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에서 좀 더 냉정해야 한다. 그래야 주눅 들지 않을 수 있다"며 프라이의 거친 플레이를 의연하게 받아넘기라고 조언했다. 스위스의 공격 패턴은 미드필더진을 두텁게 운용하다 프라이에게 한 번에 이어 주는 역습을 주로 쓴다. 특히 한국 포백 라인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좌에서 우, 우에서 좌로 측면 뒷공간을 노리는 롱패스에 의한 프라이의 침투를 주 공격 패턴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의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인 게일은 프라이에 대해 "매우 영리한 선수다. 빼어난 체격 조건은 아니지만 축구를 참 잘한다. 마치 여우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의 중앙 수비를 책임지고 있는 김영철 선수는 21일 레버쿠젠 울리히 하버란트 구장에서 실시한 훈련을 마친 뒤 "한국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정신력이 살아난다. 스위스전을 끝내고 한두 경기 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선수 모두 스위스의 경기 비디오를 보면서 분석을 마쳤다. 경계 대상인 프라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덧붙였다.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선제골을 내주며 힘든 경기를 치렀던 한국. 한국의 포백 수비라인은 냉정함과 치밀함으로 무실점을 결의하고 있다.

레버쿠젠=최원창 JE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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