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린 19일 새벽, 시청 앞 서울광장은 밤을 잊은 축구팬들의 응원 열기로 달아올랐다. 얼굴에 축구공과 태극기 등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한 시민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뉴시스]
◆ 거리에서…집에서…전국 불야성=서울광장에는 18일 오후부터 붉은 티셔츠를 입은 응원단들이 몰려들어 오후 9시쯤 이미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가 새벽에 열렸음에도 20~30대 젊은 층은 물론 가족 단위 응원객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도심지역 거리응원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0만 명가량이 모여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응원단은 밤샘응원에 대비해 물과 먹거리, 겉옷, 모포 등을 미리 챙겨 왔다. 길거리 응원장소 주변에는 야광 머리띠와 삼지창 등 응원용 소품을 팔려는 상인들로 북적거렸다. 일부는 인근 주점이나 영화관 등에서 새벽 1시에 열린 브라질 대 호주전을 본 뒤 삼삼오오 거리응원에 합류하기도 했다.
아파트 등 주택가에선 경기 중간 환성과 탄식의 함성이 밤의 정적을 깼다. 새벽 3시쯤부터 불이 켜지기 시작한 아파트 단지는 경기 내내 불야성을 이뤘다. 프랑스인들이 모여 사는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도 집집마다 불을 밝힌 채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이었다.
로레알 코리아 등 일부 회사는 출근시간을 경기 시작 전으로 앞당겨 함께 모여 응원하기도 했다. 월드컵 호황을 노려 새벽에 영업하는 호프집과 음식점들도 눈에 띄게 많았다.
◆ 생활리듬도 바꿔=월드컵 응원 열기는 사람들의 생활 리듬도 바꿔 놓았다. 자녀 2명과 함께 응원을 하기 위해 호텔 패키지를 예약했다는 송기홍(43)씨는 "응원을 마친 후 아이들은 학교로 가고, 나는 직장으로 출근해야 하기 때문에 책가방과 양복까지 다 챙겨 가지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18~19일을 '특별방범활동'기간으로 정해 사복형사요원 500명을 응원 뒤풀이 장소에 집중 배치했으며, 응원장 주변에도 경찰관 1500여 명과 의경 39개 중대를 배치해 질서유지 활동을 벌였다.
지방의 응원 열기도 뜨거웠다. 대구.경북지역 7곳에서 9만5000여 명이 거리 응원을 펼치며 대표팀의 두 번째 승리를 기원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춘천시 중앙로터리, 강릉 종합운동장 등 다섯 곳에서 모두 1만여 명의 시민들이 이른 새벽부터 길거리 응원을 벌이며 16강 진출을 기원했다.
정강현.권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