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 폭발적으로 늘어난다|차도·인도 안 가리고 "성시"|단속하자니 "생존권 박탈" 비난|거액 웃돈 붙은 기업화된 곳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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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실태>
지하철 2호선 성내역 앞.
역사∼사거리 큰길까지 1백m 남짓한 인도를 따라 담벽쪽엔 좌판이, 차도 변에는 리어카·포장마차가 각각 늘어서 터널과 흡사한 모습으로 1백여개의 노점들이 「거리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폭 4∼5m의 인도가 절반 가까이 줄어 더욱 비좁다. 『절대로 빨리 다닐 수가 없어요. 바쁘면 차도로 뛰어야 합니다. 그나마 러시아워 때는 남은 인도마저 막히는 「병목현상」까지 빚어지곤 합니다.』
인근 미성아파트 주민 최경수씨 (33·회사원)는 『퇴근길엔 시장속을 빠져 나오는 느낌』이라고 했다.
도로앞 연계 주차장도 밤엔 아예 포장마차 촌으로 바뀌어 불야성.
85년 2호선 개통이후 들어서기 시작한 뒤 1년만에 1백여 곳으로 늘자 신규발생은 막기로 하고 86년 상조회까지 결성, 성업중이다.
이태원 국제 상가앞의 1·4km 구간은 3백30여개의 각종노점으로 양쪽인도가 점령된 노점거리.
손님을 빼앗긴 일부 기존점포들이 물건을 가게앞에 진열, 폭 5m 남짓의 인도는 양목으로 좁혀져 더욱 비좁다.
서울시가 지난 2월말을 기준으로 조사한 「노점상 현황」에 따르면 시장을 제외한 도로·공원·사유지등에만 모두 2만1천1백20개소로 집계돼 지난해 10월의 1만8천3백80개소보다 넉달 사이에 3천 곳이나 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80년의 2천 개소에 비해서는 10배 이상이며 87년 말의 1만3천8백여 곳보다 50% 이상 늘어난 셈.
여기에 시장주변을 포함하면 훨씬 늘어나 전국노점상 연합회 (회장 양연수·41)는 『서울에만 20만개소 등 전국의 노점수를 1백만 개소로 추산,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5백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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