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좋지 않다"에"죄 진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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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0일간의 북한 방문을 끝내고 지난 3일 문익환 목사와 함께 북경에 도착한 유원호씨(58)는 4일 오후11시10분쯤 서울 응암4동 집으로 전화를 걸어 부인 안순심씨(54)와 10여분 동안 통화를 했다.
유씨는 이날 통화에서 자신의 방북은『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행한 것이니 죄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통화내용.
-부인=어디 계십니까.
▲유씨=북경에 있소.
-l부인=언제 오실 예정입니까.
▲유씨=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내일 동경에 도착한 후 다시 전화하겠소. 애들은 잘 있습니까.
-부인=애들이 전부 걱정이 돼 긴장상태에 있습니다. 왜 그런 곳을 가셨어요.
▲유씨=모든 사정은 만난 후에 얘기합시다. 나라 사랑하는 맘으로 한 일인데 하느님만은 내 뜻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실 겁니다.
-부인=여론이 좋지 않으니 몹시 불안합니다.
▲유씨=나는 죄 지은 일없소. 집안에 별고 없습니까.
-부인=동생 원철씨가 이번 사건과 관련, 회사관계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유씨=내가 가면 동생과 회사(중원 엔지니어링) 문제는 모두 해결되겠죠.
-부인=돌아온다 해도 얼굴도 못 볼 것 같은데 속 시원히 말이나 합시다.
▲유씨=나도 알고 있소. 하여튼 내일 동경에서 다시 전화하도록 하겠소. 요즘도 매일 새벽기도는 나가고 있습니까.
-부인=내가 지금 상황에서 기도밖에 더 할 것이 있겠습니까.
▲유씨=나를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십시오.
-부인=돌아와서 당신 행동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기회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씨=……다시 전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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