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혜경궁 김씨'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 "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우리가 잘 모른다"며 "정무적인 판단을 할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지사에 대한 당의 공식입장과 관련해 "사건의 수사 과정과 검찰의 공소 과정, 법원의 재판 과정을 보고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혜경궁 김씨' 관련 뉴스가 처음 나왔을 때 대변인이 당의 입장을 잘 밝혔다"면서 "언론 보도에도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게 혼동돼 있다. 현재로써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해서도 안 되고 (당 화합 등에)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경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서는 "제가 답변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친문' 의원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장 표명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당의 대응이 과거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 때와 다르다는 지적에는 "안 전 지사는 그날 바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어 당에서 징계절차를 밟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경수 경남지사나 이 지사는 본인이 다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당의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9일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로 이 지사의 배우자 김혜경씨를 지목하고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이 지사는 24일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등 3건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성남지청에 출석해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