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사기당했다'는 NYT에···트럼프 "삭간몰 기지 알고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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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6월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6월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와 관련해 "충분히 인지한 내용이며, 새로운 것은 없다"고 13일(현지시각)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CSIS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대해 "부정확하다.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논의된(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새로운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가짜뉴스다. 만약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가장 먼저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미사일 기지 운용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하는 쪽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북한이 운용 중인 미사일 기지들에 대해 미국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통상적인 활동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2일 CSIS는 보고서 '신고되지 않은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용 기지'를 통해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 13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하며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에 있는 '삭간몰 기지'에 관해 소개했다.

삭간몰 기지는 사거리 300~1000km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주로 운용하는 기지로, 서울과 비무장지대(DMZ)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미사일 기지 중 하나다.

이에 NYT는 "(CSIS가 공개한) 위성사진은 북한이 대단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북한은 주요 미사일 발사장 해체를 제시했지만, 재래식 및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다른 기지 10여곳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북한과의 외교가 핵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 발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 약속과 무관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일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할 준비를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CSIS 보고서 관련 질문엔 "우리는 명백히 북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뜻을 내비쳤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그들이 비핵화한다면 다른 미래로 향할 수 있는 문을 열고 걸어 들어갈 엄청난 기회를 줬다"며 "그들(북한)은 여전히 그것(비핵화)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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