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북 초청장 오면 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견을 나눈 교황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교황은 ’공식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답했다.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현지시간)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만나 “무조건 응답 줄 것”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고 묻자 “문 대통령이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교황의 이 같은 언급은 방북 제안을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황은 이어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적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서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서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교황의 말씀을 깊이 새겼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번 교황 접견은 정치적으로는 정상회담이지만, 종교적으로는 ‘사적(私的) 알현’에 해당한다. 면담 내용은 원칙적으로 비공개다. 그러나 교황은 이날 대화 내용 중 주요 부분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를 허용했다.

로마=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