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로 3400억원 손해"…정부에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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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본사를 둔 승강기업체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에 투자했다가 3400억원 손해를 입었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16일 법무부에 따르면 쉰들러는 2013∼2015년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조사·감독 의무를 게을리해 최소 3000억 달러(약 3378억6000만원) 손해가 발생했다며 지난 11일 투자자-국가 분쟁 중재신청 통지를 한국 정부에 접수했다.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는 당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뤄졌는데도 금융감독 당국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지난 7월 이런 취지의 투자분쟁 관련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보낸 바 있다. 이번 중재신청서 접수는 중재 기간을 지나 본격적인 ISD 절차에 접어드는 수순이다.

쉰들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미국 로펌인 퀸 엠마누엘 어콰트 앤 설리반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또 홍콩 대법관 출신의 영국인 닐 카플란을 쉰들러 측 중재인으로 선정하고 중재지로 홍콩을, 사무기관으로 홍콩국제중재센터를 제안했다.

중재재판부는 양측과 의장중재인 등 3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자유무역협정(FTA) 부속 투자협정 등에 따라 한국 측 중재인을 선정할 예정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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