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일본, 2차대전 때 매춘강요”…올해 노벨평화상, 日위안부 반성으로 이어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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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도운 의사 드니 무퀘게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폭력 만행을 고발한 여성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도운 의사 드니 무퀘게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성폭력 만행을 고발한 여성 운동가 나디아 무라드를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전쟁 성범죄’에 맞선 콩고 드니 무퀘게와 이라크의 나디아 무라드가 선정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도 다시금 언급되고 있다.

“일본군, 점령지역에서 여성들을 납치하고 매춘 강요해” #무퀘게 “일본 등 세계인이 성폭력에 맞설 책임이 있어”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콩고 내전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치료한 무퀘게와 ‘이슬람국가(IS)’의 성폭력 만행을 고발한 무라드의 수상 소식을 전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다. 이 매체는 “2차 세계대전 동안 일본 군인들은 자신들이 점령한 영토에서 수십 만 명의 여성들을 납치, 매춘을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20세기에 일어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한 것이 오늘날의 전쟁 성범죄로 계속 이어졌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WP는 “수 세기 동안 전쟁 기간 중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했지만, 20세기 들어 전쟁에서 성범죄가 보다 체계적으로 사용되었다”며 그 예로 일본군 위안부를 들었다. 이어 “전쟁이 끝난 후 연합군은 강간 등 인권유린이 반복되는 걸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지만, 성폭력은 여전히 부작용으로만 언급돼왔다”고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야 강간 자체가 전쟁에서 핵심 무기로 사용돼왔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이후에도 전쟁 성범죄는 끊이지 않았다. 유럽집행위원회(EC)에 따르면 1992~1995년 일어난 보스니아 내전으로 이슬람 여성 2만 명이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 1996년 발표된 유엔 보고서도 “과거 르완다 내전 당시에도, 인종청소 목적으로 살아있는 거의 모든 여성들이 강간을 당했다”고 전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도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드니 무퀘게.[노벨위원회 트위터]

콩고민주공화국의 성폭력 피해 여성을 도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드니 무퀘게.[노벨위원회 트위터]

WP는 이어 여전히 전쟁 성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20년 넘게 동안 분쟁 지역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기소하거나 예방하려는 체계적인 노력은 아직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시리아, 이라크, 부룬디 등 여러 국가에서 개인 활동가들이나 민간 단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화상

한편, 무퀘게는 7일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비롯한 세계인이 성폭력에 맞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퀘게는 지난 2016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당시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영상을 봤는데 마음 깊이 박혔다”고 말한 바 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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