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한 사랑…눈물겨운 모성애… 3D영상 '와~'

중앙일보

입력


뮤지컬 '미스 사이공'이 오는 6월 2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내 초연된다.

막바지 베트남전의 폐허 속에 피어난 미군과 베트남 여인간의 가슴 시린 사랑을 그린 '미스 사이공'은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작품이다. 네 작품 중 가장 늦게 국내 무대에 소개되는 것.

지난 1989년 런던 로열 드루어리 래인에서 초연 이후 18개국에서 10개 국어로 번역 2만여차례 공연됐는가 하면 세 번의 토니상을 비롯해 30여개 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1991년 미국 브로드웨이 개막 이전에 3700만 달러의 예약 티켓이 팔려 기네스북에 오르는 등 숱한 화제를 만들며 국내 뮤지컬 매니어들을 애태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 사이공'은 1975년 사이공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 철수가 시작되는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미군병사 크리스는 한 나이트클럽에서 베트남 여인 킴을 만나고 그 밤은 그들의 운명을 바꿔 놓는다. 미군이 사이공에서 철수하면서 크리스와 킴은 이별한다. 미국으로 돌아간 크리스는 킴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미국 여인 엘렌과 결혼하지만 킴은 방콕에서 세살 난 아들 탐과 가난한 삶을 살아간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크리스는 엘렌과 함께 킴과 탐을 만나러 가고 킴은 다시는 크리스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절망과 아들의 미래를 위해 자살을 택한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의 뮤지컬 버전이라 할 수 있는 '미스 사이공'은 애틋한 러브 스토리와 눈물겨운 모성애, 절절한 뮤지컬 넘버 등 강렬한 흥행적 요소와 사회적 이슈가 절묘하게 결합, 어떤 뮤지컬보다 매력적이라는 것이 공연 관계자들의 총평. 이때문에 세계 많은 극장들이 이를 무대에 올리고 싶어했으나 무대를 개조하고 운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공연유치를 포기했었다. 이에 '미스 사이공'의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는 스케일과 뼈대.음악 등은 원작 그대로 두고 무대장치를 강화, 보다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킨 연출로 세계 매니어들을 다시금 공략하고 나섰다.

한국 초연 '미스 사이공'은 기획 단계만 5년이 걸렸고 공연을 제작하고 무대를 만드는데 3년이 더 걸렸다고 한다. 베트남과 방콕거리 세트를 새롭게 제작해 크리스와 킴의 사랑을 더욱 리얼하게 느껴지도록 하고 '아메리칸 드림'과 '미군이 베트남을 떠나는 장면' 등에 3D 애니메이션을 활용했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에서 활약중인 마이클 리가 크리스로 나서며 킴 역에 신예 김아선.김보경이 더블 캐스팅됐다. 여기에 '명성황후' 미우라로 기억되는 베테랑 김성기(엔지니어)와 실력파 김선영(엘렌) 이건명(존)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다.

특히 김아선.김보경은 이 공연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4개월의 오디션을 통해 배출된 주인공들이다. 김보경은 어린이 뮤지컬 '인어공주'에서 성냥팔이 소녀로 배우 활동을 시작 '유린타운' '노틀담의 꼽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최근엔 '아이다'에서 네헤브카 역을 맡아 240여차례 공연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아선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으로 뮤지컬 배우를 시작했다.

'미스 사이공'엔 이들 외에 신예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4개월간의 오디션 대장정엔 한국뮤지컬 사상 최다 지원자인 1100여명이 경합을 벌여 배우 지망생의 등용문으로써 역할했을 뿐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에 부합할 '미스 사이공'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 초연 '미스 사이공'엔 사상 최고의 뮤지컬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의 알랭 부브릴(작사)-클로드 미셀 숀버그(작곡) 콤비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 이들은 서정적인 멜로디와 깊이 있는 음악을 탄탄한 클래식의 기반 위에서 만들어 냈다. 크리스의 미국 부인 엘렌과 킴이 함께 부르는 '아이 스틸 빌리브'는 조수미가 자신의 뮤지컬 음반에 취입했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 킴과 크리스와의 이중창 '선 앤 문'을 비롯해 '더 세이크리드 버드', '라스트 나잇 오브 더 월드' 같은 노래도 매혹적이다.

'미스 사이공'은 8월 20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하고 9월엔 서울 세종문화회관으로 무대를 옮긴다. 문의 02-518-7343

▶공연장소 및 일정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프리뷰 :2006년 6월28일(수) ~ 7월6일(목)
공연 :2006년 7월 7일(금) ~ 8월20일(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2006년 9월 1일(금)~10월 1일(일)

▶입장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
R석 10만원/S석 9만원/A석 7만원/B석 5만원 (VAT 10% 별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R석 12만원/S석 10만원/A석 8만원/B석 6만원/C석 4만원 (VAT 10% 별도)

▶공연시간

-평일 오후 8시 (월요일 공연없음)
-토.일요일 오후 2시 / 오후 7시, 수요일 낮 공연 오후 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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