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학교 간 학력차 작다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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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심한 학력 차=2003년 표본 추출한 138개 고교에서 치러진 PISA 수학 평가. 이 중 세 학교는 응시한 학생 전원이 전국 상위 40% 이내에 들었다. 2008년 입시에서 학생부나 수능 등급 기준으로 보면 모두 4등급 안에 드는 성적이다. 1, 2등급이 응시 학생의 절반 이상인 학교도 네 곳이었다. 대부분 서울의 외국어고거나 자립형 사립고, 비평준화 지역 명문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도시 일반계 고교 세 곳, 중소도시의 일반계 고교 한 곳도 30% 이상이 2등급 이상에 해당했다. 20% 이상인 학교는 17곳이었다.

반면 4% 안에 들어간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가 78곳(일반계 34개.실업계가 44개)이었다. 전국 성적이 11% 안에 드는 학생이 전혀 없는 학교도 무려 45곳이나 됐다. 고교 간 학력 격차가 특목고나 비평준화 지역 고교를 넘어 평준화 지역 고교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각 대학에 2008년 입시에서 내신 성적을 50% 이상 반영하라고 강요했다.

◆ 수능 스타일, 내신 스타일 따로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양일석 수능기획분석부장은 "수능 스타일, 내신 스타일이란 게 있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이 낮아도 수능 성적이 높은 학생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KEEP 조사에서 수능과 내신과의 연관관계를 따져보니 관련성이 높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반박했다. 국어 성적이 교내 상위 10% 이내(2등급이 11% 이내)라고 밝힌 일반계 고교 학생의 수능 언어영역 등급이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다 나왔기 때문이다. 수학은 7등급, 영어는 8등급까지 나왔다. 마찬가지로 수능에서 1등급을 받은 일반계 고교 학생의 내신 성적도 들쑥날쑥했다. 언어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 중엔 내신이 8등급인 경우도 있었다. 1등급은 상위 4%, 8등급은 89~96% 사이에 속한다는 얘기다. 수학 영역의 경우 4등급까지 나왔다.

이 의원은 "이렇듯 학교 간 차이를 반영할 수 없는 규제(고교등급 불인정)를 유지한다면 교내 학생들 간 경쟁만 심화시키고 학교 간 경쟁 유인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또 대학이 실질적으로 내신 반영 비중을 높이길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 한국교육고용패널(KEEP)=2004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산하 HRD정보통계센터에서 처음 시작한 조사다. 중 3학년생과 일반고.실업고 3학년생 각각 2000명을 표본 추출해(패널), 동일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져 조사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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