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생활 중인 박원순 “대한민국 정치인들 쇼라도 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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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 입주한 박원순 시장 부부. [연합뉴스]

옥탑방에 입주한 박원순 시장 부부.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을 비판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평소 그렇게 비판하던 홍준표 전 대표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앞서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옥탑방 살이 중인 박 시장에게 선풍기를 선물한 것은 “신파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을 통해 하 의원의 말을 들었다. 에어컨을 켜서 맑은 정신에 일하라고 제 정신건강까지 걱정해 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전날(29일)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식사로 죽이 제공된 것과 관련, 하 의원이 “황제식사”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제가 알기에 아침 조찬 간담회 때 보좌진들이 준비하는 죽과 같은 죽”이라며 “국회는 매일 보좌진을 동원해 황제식사를 하고 계신다는 말씀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는 여기 놀러 온 것도, 서민 체험하러 온 것도 아니다. 일하러 왔다”며 “시원한 에어컨 아래 대신, 뜨거운 시민 속에 있어 보니 잘 안 보이던 것들, 놓치고 넘어갔을 것들이 보인다. 동네 주민들과 식사하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 진정 살아있는 정책들이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걱정과 우려, 비판은 감사히 받겠지만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를 우롱거리로 만들어서야 되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한 지지자의 댓글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일 년에 한 번씩 이런 쇼라도 했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보다는 응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현장에서 수렴한 지역 주민의 의견을 정책에 담아내겠다는 취지로 지난 22일부터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한 옥탑방에서 거주하고 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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