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의원, 20대 경비원 사망사고 후 경비업체에 전화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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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20대 청년이 경비실 앞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아파트 주민들이 성금을 모금하고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26일 해당 아파트 측과 유족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사고로 숨진 경비원 김모(26)씨의 아버지에게 1300만원 가량의 성금을 전달했다. 또 입주민들은 "가해자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며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작성해 900여명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고는 지난 14일 오후 6시 25분쯤 발생했다. 부산 동구 범일동의 아파트 단지 내에서 A씨(46·여) 씨가 운전하던 SM5 차량이 인근 상가 건물을 들이받은 후 후진하면서 아파트 정문 경비실 쪽으로 돌진했다. 당시 근무를 서고 있었던 김씨는 차량을 피할 겨를도 없이 부딪혔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와 같은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아버지 김씨는 이 장면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A씨도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는 경찰 1차 조사에서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A 씨를 입건했지만 가해자가 입원해 있는 상태라 자세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50대 여성 운전자가 몰던 SM5 차량에 20대 경비원이 치어 숨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한편 해당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이었던 동구의회 전근향 의원이 사고 직후 경비업체에 연락해 아버지 김씨의 전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전 의원에게 고개 사과를 요구했고 전 의원은 입주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아들의 사고를 목격한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해 다른 곳에서 근무하는 것을 제안하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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